자려고하는데도 잠이 들지 않아 괴로워요

포곤포곤한 이불이 있는데도 잘 수 없다면,

졸려서 죽을 것처럼 피곤한데도 잘 수 없다면,

꽤나 괴로운 일입니다.

한 번이라도 경험해보았다면 알겠지만,

불면증은 그런 병입니다.

졸리면 자면 된다는 단순한 공식이 깨져버리는 

그런 병입니다.

 

새벽이 또다시 지나가는 걸 지켜보고 있자면

신경계가 확실히 망가졌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별다른 걱정이나 생각이 없어도 잠이 들지 않아요.

아무리 졸리고 피곤해도

신이 잠을 자는 걸 허락하지 않은 듯해요..

그런데 신경 쓰이는 일까지 생겨버리면

정말이지 누워만 있는 7-8 시간이 괴로워요.

졸린 몸을 억지로 일으켜 움직여보고

따스한 물까지 마셔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어

그저 꼼짝없이 누워만 있어야 해요.

잠을 자는 신경 회로를 누군가가 끊어버린 듯이

절대 잠이 들지 않아요.

 

한숨도 못 자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을 때는

정말이지 출근이 고문이예요.

물 먹은 휴지처럼 눅눅해진 몸을 끌고

회사에 가면 정말 죽을 맛입니다.

누가 날 던지면 정말이지 힘없이 벽에 철썩하고

붙어버릴 것 같은 하루하루예요.

그래도 저는 큰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든

버티며 지내고 있어요.

며칠이나 그렇게 지내는 것이 분명 정상은 아닌데,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면 언젠가 잠들겠지 하는

생각으로 보내고 있어요...

 

신기하게 불면증이 며칠씩 이어지면 살이 빠져요.

아무래도 입맛이 안 돌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깨어있느라 에너지를 쓰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결코 좋은 일은 아니예요ㅠ

건강하게 에너지를 사용하고 살이 빠져야 하는데

정신력을 소모하면서 살이 빠지니

체력은 더 떨어지고 기분도 좋지 않아요..

정말이지 고생해서 빠지는 살 같아요ㅠ

 

어쩌다 한 번씩 지하철이나 버스 창에 기대어

잠들면 그게 무척 행복해요.

너무 졸려서 눈이라도 붙이고 있으면

조금 편해졌는데, 잠깐이라도 의식을 잃고

잠 들어버리면 드디어 잠 들었다는 생각에

가뭄에 물이라도 만난 듯 반가워요.

여기서라면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종점까지 가버릴까 싶을 정도예요.

왜 대중교통 안에서는 잘 수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잘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차게 집에 드러누워보면 아니나 다를까

잠이 오지 않아요.

억지로 "여기는 버스안이다 지하철 안이다"

생각하면서 자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는 않아요.

 

이렇게 계속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괜찮을까요?

우울이나 공황장애 같은 질환도 같이 올까봐

걱정이예요. 아무래도 스트레스때문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병원에 가는 편이 좋을까요?

지금의 제 상태가 심각한건지도 알고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