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생을 불면증과 함께 했습니다.
이게 불면증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생활했는데요.
찾아보니까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며
잠을 자더라도 그 시간이 매우 부족한 증상을 불면증이라 한대요.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제때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에 들어도 곧 깨어나는 증세가 흔하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 가지고 있는 분들 많지 않나요?
저는 그래서 그냥 당연히 나와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모든 가족들이 그랬기 때문에
불면증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거든요.
조금 예민해서 그런 거겠지 했습니다.
엄마는 잠을 못자서 밤을 새더라도
다음날 잠온다고 하지 않았구요.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면 다시 못주무셨죠.
아빠는 통잠을 자지 못했어요.
늘 몇시간 또는 몇십분 주무시다 깨고 시간을 보내다
또 몇시간 정도 주무시고는 했습니다.
동생은 다행히 잠이 들면 푹 자는 스타일이긴 했는데,
잠이 들기까지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결혼을 하고보니 남편은 머리만 닿아도 잠을 자더라구요.
제일 신기했던 게 자야지.. 하고 마음만 먹으면
몇분 안에 잠이 든다는 것.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남편의 그런 수면 패턴을 보니 정말 부럽더라구요.
저는 밤에 잠이 와서 눕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자야 되는 시간이니까 누워서 잘려고 노력했죠.
그러면 한두시간은 그냥 보내기 마련.
그러다보면 잠이 드는데 선잠을 잔다고 해야 하나요?
조그만 인기척이나 소리에도 벌떡 깨고
자다가 일어나는 건 예삿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 개운하다. 하는 느낌은 거의 없었어요.
제 기억으론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그랬어요.
제가 기억하는 한 저는 충분하고 깊은 잠을 잔 적이 거의 없습니다.
매우 많이 피곤한 활동을 한 경우에는 지쳐 잠이 든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건 극히 드물구요.
오히려 심하게 피곤하면 잠드는 게 더 힘들다는 거 아시나요?
어쩌다 휴일에 집에서 쉬다가 낮잠을 자게 되는 날도 간혹 있죠.
(낮잠도 거의 안잤어요. 누워있어도 잠이 안오니까)
30분~1시간 정도 자다 깨면 머리가 너무 아팠어요.
심할 때는 편두통까지 왔기 때문에
저는 낮잠 자는 것도 매우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낮잠을 자면 밤에 못자니까 당연히 낮잠은 안잤구요.
아이를 낳으니까 아이가 엄청 예민하더라구요.
안아서 재워야 자는 아이.
게다가 저는 아이가 조금만 칭얼대도
바로 어르고 달래는 엄마였어요.
그러다보니 아이가 아가였을 때 저는 피골이 상접해있었죠.
잠을 못잤으니까요.
잠을 못자다보니 살은 쑥쑥 빠지고 늘 피곤에 쩔어있었는데요.
그래도 밤에 잠은 안오더군요.
왜냐하면 밤에 할 일이 많았거든요.
할 일이 많으니까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행여나 잠이 들어도 아이가 자다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봐 깊게 잘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깊게 자지 못해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요.
요즘은 4~5시만 되면 그렇게 잠이 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잠을 자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으니까 억지로 눈에 힘을 주죠.
그러다보면 저녁을 먹고난 이후에 식곤증인지
갑자기 미친듯이 잠이 오기 시작해요.
하지만 그때는 또 해야 할 일들이 있잖아요.
아이 뒷치닥거리도 해야 되고 집안일도 해야 되고..
집안일을 대충 마쳐놓고 아이 자는 걸 보고
저도 잘려고 누우면 그때부터 잠이 안옵니다.
정신이 오히려 맑아지고 잡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10시, 11시, 12시는 가뿐히 넘기죠.
최근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유가
아마도 핸드폰 때문일 거 같은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0시에 누웠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잠이 안온다?
그러면 당연히 핸드폰을 잡고 쇼핑도 하고 SNS도 들여다보죠.
결국 2시, 3시가 되면 스르르 잠이 옵니다.
그럼 그 때 화장실을 갔다가 핸드폰을 끄고 눕습니다.
하지만 바로 잠에 들지 못하죠.
그 사이에 깨거든요 ㅠㅠ
또 몇십분 눈을 감고 있으면 겨우 잠이 들어요.
그렇게 잠이 들어도 당연히 깊게 못자고
남편이 일어나서 씻는 소리, 출근하려고 준비하는 소리 다 들리구요.
밥솥에서 밥이 지어지는 소리, 밖에서 쓰레기차 오는 소리 등등
들으면서 선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그러면 하루종일 피곤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생활 패턴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는 게 너무 괴롭네요.
커피라도 낮에 조금 마시는 날에는
그날은 밤새 한숨도 못잔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저의 이런 수면 패턴과 불면증.
너무 괴롭습니다.
남편처럼 자야지 맘 먹고 머리만 닿으면 자고 싶어요.
작성자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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