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0년전, 다이어트, 마른 모델 등이 한창 성행할때였어요.
여전히 마른 몸은 각광받고 예쁘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그 정도가 더더욱 심했죠.
게다가 한창 20대였던 저는 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자존감이 높지 않았던 상태였어요.
특히 당시 의지하고 만나던 남자친구, 지금은 전 남자친구지만
그 친구에게 외모에 관해서는 휘둘리기 일쑤였어요.
너는 화장을 이렇게 해야 더 예뻐보인다, 청순해보인다, 이런옷이 더 예쁘다
몇kg를 빼면 더 날씬해보이고 예뻐보일 것 같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친구였죠.
머리로는 그게 옳지 않은 일인걸 알면서도 늘 상처 받는건 저였답니다.
그렇게 식사를 조금씩 제한하면서 제대로 된 다이어트 방법이 아닌
식사를 줄이는 방법 그리고 가장 흔한 무작정 유산소 다이어트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하루 1끼도 제대로 먹지 않았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에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양도 부족한 상태를 지속했죠.
그렇게 수 개월을 지내던 어느 날, 음식만 보면 토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어요.
아무런 지식이 없던 저는 병원에 바로 가지 않고, 울렁거리는 날은 과식을 했다고 최면을 걸며
1끼에서 1/2끼로 식사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어요.
이게 바로 식이 장애라는건 전혀 인지하지 못했죠. 위장에는 소화시킬 음식물이 없이 텅텅 빈 상태였는데
울렁거리고 하니 사탕만 먹고,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를 붙잡고 토하는 시늉만 해댔죠.
심지어 기념일에는 여행가서 고기 한 점을 먹고 배부르다고 느낄 정도로 식이 장애는 악화되었어요.
제 멀쩡하던 몸과 마음은 그에 따라 같이 망가지기 시작했죠.
음식을 극단적으로 제한했는데 살이 빠지지 않고, 영양소가 부족하니 기분이 오락가락 하루에도
수십번을 우울함을 겪어야 했죠. 식이장애라는게 굉장히 복잡하고 위험한 병이더라구요.
그 발단은 항상 심리적인 부분에서 오는 것 같구요. 도저히 견디다 못한 저는 어느날 일요일 새벽,
남자친구를 불러 응급실을 함께 가게 되었어요.
그 떄 진료를 봐 주던 의사는 저에게 이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오래 해서 췌장에서 담즙이 안나오고
이런 상태를 지속하게 된다면 염증, 암까지 발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주의를 주었죠.
그 이후 식이 장애를 극복하는데도 꼬박 1년이 걸렸고, 정상적인 식사와 패턴을 돌리는데는
수 년이 걸렸습니다. 음식 자체와 몸매에 대한 강박은 여전히 조절하면서 살고 있어요.
최대한 미디어를 멀리하고 이상적이며 비 현실적인 것들은 보면서 다시 한번 제 자신에게 상기시킵니다
"포토샵, 보정, 비현실"이라는 말을 직접 입밖으로 꺼내면서요.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세뇌당하기 쉽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스스로 소리내어 말하면서 뇌를 다시 훈련시키는 과정도 거치구요.
식이장애는 단순히 신체적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하고
제 사례를 통해 저처럼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며, 우리 모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보아요.
작성자 Jess
신고글 20살 중반에 겪었던 나의 고통스러운 식이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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