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전철 첫차를 타려고 부리나케 걸음을 옮겨 지하철역 입구 승강기 앞에 도착하였다. 콜을 누르면 어슬렁 기어오는 승강기가 도착한다. 버튼을 누르자 한참 있다가 문이 열린다. 승차하여 만아랫층인 지하2층을 누른다. 그리곤 출발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하므로 카가 움직일 때를 기다리지 말고, 스쿼트를 하기 시작한다. 서너번 하는 중 카의 문이 닫히고 아랫층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하철 승강기를 타려면 인내심을 유지한채 스쿼팅 동작을 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동작 등을 연구하며 보내는 지혜가 있어야 함을 체득하였다. 스쿼팅 숫자를 세다보니, 카가 지하2층에 도착하였는지 카 문이 열린다. 발을 내디디니 몇 미터 앞에 웬 신사분이 쓰러져있는데 잠을 자고 있는 것 같다. 수년째 다니는 길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승강기에서 지하철 패싱 기겨까지는 꽤 걸어야하는 중간통로로 바닥에는 그 신사분이 눕기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는 넓이의 천인데 그 중간에 즉 통로 중간에 자고있는 것 같다. 옆으로 누워 있는데 웃도리 신사복도 깨끗하게 보이고 두툼해 보인다. 얼굴위에 모자인지 목도리인지 일부를 덮고있는 것 같아 잘은 모르겠으나 신사복 색갈이나 체형을 볼때 칠십대 초반인 것 같은데, 천막 끝부분에 손으로 끌고가는 핸드캐리 손잡이된 롤라바퀴부 핸드캐리 가방이 열린채 있는 것이, 바닥에 깐 천막을 꺼낸 것 같았다. 어떻게 지하철 통로 한바닥에 신사복 동복차림의 노신사가 누워있는 것일가? 갑자기 인생의 허무, 덧없음, 찬바람이 쏴악하고 몰려온다. 인생의 말로가 이렇게 되는 것인가? 저 하늘 나라 도착 전 심판관 앞에선 죄수의 심정이 된다. 아무리 있다간들, 없다간들, 가죽의 눈물의 환송으로 간들 심판관 앞에서는 오직 혼자다. 입고있는 삼베조각 하나일 뿐이다. 인생의 허무, 말로, 허라고 하여도 그래도 무명 삼베를 입고 심판관 앞에 서는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같다. 그러고 보니 우울도 고민상담도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된다. 삼베 앞에서 무슨 고민인가, 마지막 끝점인데.
작성자 김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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