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더 못주무시는 엄마

https://trost.moneple.com/insomnia/10335040

엄마가 초기 치매 진단과 우울증을 앓으시면서 부터 불면증이 시작된지도 벌써 10년이 넘은 듯 하다.

다행히 치매가 크게 진행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초저녁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 시간엔 꾸벅꾸벅 조느라 보지 못하고

12시즈음 깨어나시면 거의 아침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는 날이 많아지셨다.

그전엔 그나마 몇시간 못자더라도 자다 깨다를 반복이라도 했는데...

요즘은 온전히 깨어있는 날이 많아지다보니 몸과 맘이 지치고 피곤한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불면증 자체도 큰 문제지만 그 잠못드는 긴 시간 동안

과거의 서러웠던 모든일과 힘들었던 시간들만 떠올리다보니

서러운 맘에 울다가 지치시기도 하고 

그렇게 잠을 못자고 피곤하다보니 입맛도 없고 깨어있는 시간에도 늘 피곤함의 연장...

 

전에는 어떻게서든 잠을 이뤄보려고 누워서 양도 세어보고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도 마셔보고 

낮에 상추나 대추나 기타등등 불면증에좋다는 식품들도 다 드셔보셨지만 다 무용지물

하릴없이 잡생각과 슬픈 생각에 시달려서 어쩔 수 없이 텔레비젼이라도 보시며 지냈는데...

노화로 인해 요즘은 눈도 안좋아지고 귀도 잘 들리니 재밌게 보던 드라마도 못보게 되었다는....

 

잠귀가 어두운 나조차도 가끔은 엄마의 우는 소리와 거실을 서성이는 소리에 깨기도 할 정도가 되다보니

나도 가끔 새벽에 숨죽여 우는 날이 늘고 있다.

80을 앞둔 엄마가 젊어서 잃은 딸과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보고싶다며 울면

위로도 할 수 없고 가슴이 메어진다.

 

나는 속상한 일이 있거나 하면 잠으로라도 도망을 가는데...........

우리엄마는 힘들어도 도망갈 곳도 없고 서러움을 풀어낼 가까운 지인도 없고.........

짠하고 안타까운데 방법이 없어서 

오늘도 나는 한숨을 쉰다.

 

그나마 깨어있는 시간동안 잡생각 슬픈 생각이라도 날리라고 3일에 한번씩 도서관에서 재밌어 보이는 소설책을 2~3권 빌려 엄마에게 가져다주는게 내가할 수 있는 일의 전부

그 안좋은 눈으로 돋보기를 쓰고 하루 한권씩 책을 읽어내는 엄마는.........

머리속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슬픈 생각으로 가득차서 잠을 못주무시는걸까............

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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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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