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
아이 혼자 놀고 있다
유치원 가방 등에 메고
나무 그늘 아래 혼자 놀고 있다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저려면 안 되는데
아이 혼자 놀면 안 되는데
그러면 그렇겠지
저만큼 벤치 위에
아이를 바라보며
젊은 여자 하나 앉아 있다
아이는 처음부터
나무 그늘 아래 노는 게 아니라
엄마의 그늘 아래 노는 거였다.
높은 장애물도
무서운 미끄럼틀을 내려 오는 것도
난 무섭지 않고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엄마가 있으니까.
날 지켜봐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
저도 이리 자식들을 지켜봐 주려고 합니다.
살짝 떨어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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