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 ㅡ 나태주

그늘 아래

 

아이 혼자 놀고 있다

유치원 가방 등에 메고

나무 그늘 아래 혼자 놀고 있다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저려면 안 되는데 

아이 혼자 놀면 안 되는데

 

그러면 그렇겠지

저만큼 벤치 위에 

아이를 바라보며 

젊은 여자 하나 앉아 있다

 

아이는 처음부터 

나무 그늘 아래 노는 게 아니라 

엄마의 그늘 아래 노는 거였다.

 

그늘 아래 ㅡ 나태주

 

높은 장애물도 

무서운 미끄럼틀을 내려 오는 것도

난 무섭지 않고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엄마가 있으니까.

날 지켜봐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

 

저도 이리 자식들을 지켜봐 주려고 합니다.

살짝 떨어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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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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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란 존재는 참 신기해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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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그러네요.
      울 엄마들도 저희를 지금까지도 이렇게 지켜보고 계시네요.
      저도 이리 자식들을 지켜봐 주려고 합니다.
      살짝 떨어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