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ㅡ 탄도에서

해 질 무렵

 

해가 뜰 때만

눈이 부신 줄 알았더니

해가 질 적에도

눈이 부셔요

 

아름다운 해님의 모습이 

사라지는 순간

너무 서운하여

눈물이 났어요 

 

썰물 때의 바닷가

조그만 섬 탄도에서 한

해님과의 이별예식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삶이라는 이 바닷가에서 

나도 언젠가 

떠날 날이 있음을 헤아리며

조그만 섬으로 엎디어 있어요 

아직도 살아 있음을 고마워하면서.

 

ㅡ 이해인

 

해 질 무렵 ㅡ 탄도에서

 

"내 남은 날들의 첫날인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루 한 순간들을 허투루 쓰지 말고

매일 만나는 이들을 처음 본 듯이

새롭게 사랑해야지."

무섭고 두려워한 죽음을 기쁘게 

맞이하는 연습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