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안고

나무를 안고

 

이해인

 

길을 걷다가 

하도 아파서

나무를 껴안고

잠시 기도하니

든든하고 

편하고

좋았어요 

 

괜찮아 

곧 괜찮아질 거야

 

나뭇잎들도 

일제히 웃으며

나를 위로해주었어요

 

힘내라  힘내라

바람 속에 다 같이

노래해주니

나도 나무가 되었어요.

 

나무를 안고

 

따뜻한 눈길의 친구로 

때로는 상처와 아픔을 달래주는

치유의 의사로

때로는 잘못을 바로 잡는 선생님으로

늘 곁에서 묵묵히 지켜 바라봐 주는

나무가 되고 싶네요.

늘 쉼터가 되어 준 나의 그루터기에서 쉬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