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참 예쁘구나"

산책길에 예쁘게 피어있는 소국을 보네요 

이 국화도 너무도 아름다운 얼굴을 하며 저를 유혹합니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 너 참 예쁘구나"를 

연신 들을 만한 국화꽃 저도 예쁘다고 말 한마디를 건냅니다.

 

" 너 참 예쁘구나"

 

"국화가 피는 것은" / 길 상 호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