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ㅡ이해인

쬐그만 열매가 빠져나간

도토리의 빈집은

작아서 더욱

겸손하고 애틋하다

 

큰 하늘도 담겨 있는

앙징스런 빈집에 

잠시 들어가 살고 싶네 

 

도토리처럼 단단한 꿈을 익혀

세상에 나누어 줄 때까지 

정겹고 따스한 집 속에 

꼭꼭 숨어 살고 싶네 

아주 조그만 사람으로

 

도토리의 집 ㅡ이해인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고 스스로 만족하여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있네요.

작아서 더욱 겸손하고 애틋하다 

이것이 맑은 가난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