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 한강

https://trost.moneple.com/wisesayings/84469223

      괜찮아

 

  -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괜찮아     - 한강

 

 

- 출처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괜찮아 시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에 나오는 시라고 하네요^^

 

이 시를 읽고 예전 큰 딸을 키우던 때가

떠올랐어요.

첫아이라 저 자신도 엄마가 처음이라 

다 서툴었던 기억이 ...

계속 우는 아이에게 시처럼 이유를 모르니

안고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8
2
신고하기

작성자 - 카르페디엠

신고글 괜찮아 - 한강

사유 선택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