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벌써 10월이 되었네요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 것 같아요🥹

 

오늘은 10월이 생각나는,

10월의 시를 모아봤습니다!

 

 

 

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시월에 생각나는 사람 / 최정원

 

풋감 떨어진 자리에

바람이 머물면

가지 위 고추잠자리

댕강댕강 외줄타기 시작하고

햇살 많은 벚나무 잎사귀

노을 빛으로 가을이 익어갈 때

 

그리운 사람

그 이름조차도 차마

소리내어 불러볼 수 없는

적막의 고요가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지

오지 못할

그 사람을 생각하면

 

 

 

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10월 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시월 / 로버트 프로스트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어질 듯 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겠지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하루가 덜 짧아 보이도록 하라

속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을

마음껏 속여 보아라

새벽에 한 잎

정오에 한 잎씩 떨어뜨려라

한 잎은 이 나무, 한 잎은 저 나무에서

자욱한 안개로 해돋이 늦추고

이 땅을 자줏빛으로 흘리게 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 서리에 말라버린

포도나무 잎새를 위해서라도

주렁주렁한 포도송이 상하지 않게

담을 따라 열린 포도송이를 위해서라도

 

 

 

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시월 이야기 / 이향지

 

만삭의 달이

소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벽돌집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조금만 더 뒤로 젖혀지면

계수나무를 낳을 것 같습니다

계수나무는 이 가난한 달을

어마 삼기로 하였습니다

무거운 배를 소나무 가지에 내려놓고

모로 누운 달에게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달의 머리가 발뒤꿈치까지 젖혀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가야아가야 부르는 소리

골목을 거슬러 오릅니다

벽돌집 모퉁이가 대낮 같습니다

 

 

 

10월의 시 추천! (10월과 관련된 시 모음)

시월 / 피천득

 

친구 만나고

울 밖에 나오니

가을이 맑다

코스모스

노란 포플러는

파란 하늘에

 

 

 

 

/

즐거운 10월 되시고,

2025년 하반기도 잘 마무리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3
0
댓글 7
  • 프로필 이미지
    잼뚱스
    하나같이 시가 다 너무 좋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
  • 프로필 이미지
    유쾌한생각4859
    10월 관련된 시들이 이렇게 많았군요. 찾아서 좀 읽어봐야겠어요. 
  • 프로필 이미지
    호떡
    10월하면 생각날는 시~추천
    산행하면서 조용히 한번 더 읽어
    줘야겠어요^^
  • 프로필 이미지
    더달달
    10월의 시가 이렇게 다채롭군요!
    저는 첫번째 시가 가장 마음에 드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프로필 이미지
    방긋~
    벌써 10월이라니… 시 읽으니까 더 계절감이 느껴지네요
  • 프로필 이미지
    까르페디엠
    이해인 시인의 〈10월 엽서〉는 매번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져요
    
  • 프로필 이미지
    트로스트관리자
    프로스트 시월 시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라는 부분이 너무 좋네요… 올 가을엔 꼭 그렇게 보내고 싶어요.
    저는 피천득 시인의 짧은 시가 가장 가을 감성이 물씬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