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웃음’은 어쩌면 거창한 힐링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무너질 때 살짝 기대는 작은 의자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에서 벽 같은 일정을 마주했을 때도, 친구와의 서먹함이 길어질 때도, 가족 사이에 말이 엇나갔을 때도, 혼자 남은 밤 공기가 차갑게 느껴질 때도…
저는 몇 줄의 ‘웃음명언’을 떠올리며 숨을 고르고 다시 걸었습니다. 그때 제 어깨를 가볍게 해준 문장들과 그 순간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려 합니다.
1.하루를 웃지 않고 보낸 날은 낭비한 날이다. – 찰리 채플린
퇴근이 멀어진 밤 10시, 모니터 앞에서 한숨만 쌓이던 날이 있었습니다. 동료와 원인을 찾다 하찮은 오타 하나를 발견했고, 둘이 동시에 허탈하게 웃는 순간, 뭉친듯 굳어 있던 어깨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 오늘도 웃었다. 그럼 아직 낭비된 건 아니야.’ 그렇게 남은 시간을 버틸 힘이 생겼습니다.
2. “웃음은 두 사람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다.” – 빅터 보르게
친한 친구와 정치 얘기로 감정이 상해 한동안 연락을 끊었을 때, 우연히 침구들이 많이 모여서 함께 술을 마시며 축구 중계를 보게 됐습니다. 해외토픽감인 해프닝 같은 자책골이 들어가자 동시에 빵터진 웃음이, 길게 놓여 있던 거리감을 몇 초 만에 줄여주더군요. 그 뒤로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말을 트는 건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3. “웃음은 인간의 얼굴에서 겨울을 몰아내는 태양이다.” – 빅토르 위고
마음이 냉기로 굳어 있던 겨울 새벽, 혼자 늦게까지 일하고 집으로 걷던 길이었습니다. 편의점에서 뜨거운 캔커피를 사며 계산대 앞에서 점원이 건넨 소소한 농담 한 마디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고, 그 짧은 웃음이 얼굴의 겨울을 조금 녹여 주었습니다. 집까지 가는 발걸음이 눈에 띄게 가벼워졌습니다.
4. “웃음의 공격 앞에서는 어떤 것도 버틸 수 없다.” – 마크 트웨인
팀원 각자의 미스가 겹쳐 업무 진척이 인되어 개최된 팀회의에서 일순 분위기가 얼어붙었을 때, 제가 먼저 제 실수를 담담히 인정하며 우스갯소리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우리 아버지가 일부다처제 국가 출신이신듯~’이라고 말하자 곳곳에서 야유섞인 웃음이 새어나왔습니다. 경직된 공기가 시시하고 썰렁한 농담으로 깨지자 해결책이 활발히 오갔고, 팀은 다시 같은 방향을 보게 됐습니다.
5. “웃음은 몸속에서 하는 조깅이다.” – 노먼 커즌스
목디스크 통증으로 도수치료를 받던 시기, 병원 대기실에서 짧은 코미디 쇼츠 영상을 보며 소리 없이 끅끅 웃었습니다. 그 몇 분이 호흡을 고르게 만들고 통증에만 꽂혀 있던 신경 주위를 부드럽게 풀어 줬습니다. 몸 안 어딘가 순환이 시작되는 느낌, 마치 침을 맞은 기분이랄까요?
6. “웃음은 즉석 휴가다.” – 밀턴 벌
아내와 집안일을 하다가 서로 말끝이 날카로워졌던 순간, 아내가 말을 잘못알아들어서 벌어진 작고 귀여운 해프닝에 집안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냉전의 칼바람 대신 웃음의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자, 잠깐이지만 마음이 제대로 쉬었습니다. 그 짧은 마음의 휴가 덕에 남은 일도 한결 수월하게 되었습니다.
7. “사람들이 웃고 있을 땐 서로를 해치지 않는다.” – 앨런 알다
팀 내 갈등으로 표정들이 굳어 있던 즐겁지 않던 회식 자리, 저는 가벼운 술자리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대학생 엠티로 돌아간 듯 재미가 고조되었어요. 이후 어색한 미소가 진짜 웃음으로 바뀌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고, 그다음엔 서운함 대신 솔직함이 오갔습니다. 웃음이 칼날을 무디게 만들고, 대화가 다시 길을 찾았습니다. 사로가 웃는 얼굴에 침 못뱉듯 미소에 마음이 녹아 내린 것이겠지요.
이 글을 쓰며 떠올려 보니, 제게 ‘웃음’은 문제를 지워주는 마법이 아니라 문제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체온 같은 것이었습니다. 한 번 웃고 나면 마음이 1도쯤 올라가고, 그 1도가 내일을 버틸 힘이 되더군요.
그러니 오늘도 조용히 한 번 웃어봅니다. 큰 소리일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웃음 하나면, 패배감에 얼어붙었던 마음도 이내 희망적인 내일을 향해서 몸을 기울이기 시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