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에는 조금이라도 더 노력해서 더 많은걸 경험하고 배우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었어요. 배울게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그들과 맞춰 살아가는게 좋았죠. 친척 중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저와 비슷한 학력을 가진 친척과 친했어요. 친구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사회 생활을 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세상에 잘난 사람은 정말 많더라구요. 열심히 해도 안되는 걸 깨달은 순간 그동안 무리하게 달려온게 한순간에 번아웃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그리고 모든걸 내려 놓고 싶어졌어요. 그러다 오랜만에 잘 연락하지 않던 친척을 만났어요. 친척들 중에 가장 공부도 안하고 별 꿈 없이 살던 사람이었죠. 근데 그사람이 저보다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저처럼 뭘 하려거나 가지지 못한것에 도달하려고 맞추며 노력하지 않고 그냥 자기 자리에서 받아들이고 사는 그 사람이 제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 중에 제일 행복해 보였어요. 나는 그동안 무얼 위해 가지지 못한걸 가지려고 애쓴건지 회의감도 들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적은 별로 없던 것 같아요. 나도 그냥 그 친척처럼 살았다면 좀더 일찍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걸 깨닫고 이후로는 억지로 애쓰지 않고 살기로 했어요. 그러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모르는게 있으면 전에는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알아보고 공부했는데 이젠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면 그냥 모르는 채로 있어요. 그러니까 삶이 여유로워지네요. 조카들을 만나도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라 소리 이제 절대 안해요. 그냥 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라 하네요. 꼭 뭘 갖춰야 행복한건 아니니까요. 바보라도 충분히, 아니 바보인게 때로는 훨씬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아는만큼 더 불행한 경우가 세상엔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 명언이 제게는 아주 의미 있어요.
나는 나를 슬프게 하는 경험보다 나를 즐겁게 하는 바보를 택하겠다. -윌리엄 셰익스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