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이라고 하면 우리는 종종 ㅡ연인 사이의 감정ㅡ을 제일 먼저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사랑은 훨씬 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어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
누군가를 보고싶어하고, 깊이 걱정하고, 나를 아껴주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도는 감정도 사랑이고,
비록 닿지 못했지만 마음을 다해 바라만 보았던 짝사랑도 사랑이고,
매일 아침 엄마가 챙겨준 따뜻한 밥 한 끼와 배웅인사도 사랑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사랑이란 감정은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또 인간관계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아끼는 마음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겠죠.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 맺는 모든 순간 속에도 깃들 수 있는 감정이 사랑이에요.
그리고 때로는, 남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사랑일지도 몰라요.
오늘은 사랑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는 명언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시를 좋아해서 인상깊었던 시들을 기억해두곤 하는데 그 글귀들과, 마음을 울리게 했던 노래가사, 누군가의 예리하면서도 철학적인 말들을 모아봤어요.
사랑이란 감정은 무지개처럼 정말 다양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던 명언들이기도 합니다.
각기 다른 사랑의 모양과 깊이, 방향 등에 대해서 같이 읽어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➀
사랑 속에 얼굴 담그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시합을 했지
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
난 너 나간 것도 모르고
아직도 그 속에 잠겨있지.
-잠수, 유시명
저는 처음 이 시를 읽고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정말 뇌리에 인상깊게 남았어요.
외사랑이라는 감정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더라구요.
짝사랑, 혹은 이미 끝난 관계를 붙잡고 있는 마음이 떠올랐어요.
전 이 시를 보고 친구와 싸우고 멀어진 기억이 떠올랐어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문득 문득 그 친구가 기억 날 때가 있는데 그 친구는 날 생각도 안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쪽은 벌써 떠났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그 관계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잠수로 표현한 시예요.
상대는 져주고 가버렸는데, 나간 것도 모르고 그 속에 잠겨있는 그 순간이 제일 서글픈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깨닫는 순간이 제일 씁쓸한 순간이겠죠.
➁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 황인숙
저는 보고싶다는 그 감정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싶어하는 법은 없죠.
누군가가 그립고 보고싶을 때.
그것도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움이 너무 오래되면 현실보다 더 선명하게 남는 순간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시를 읽으면 일찍이 하늘로 간 저의 친구가 생각납니다.
이제는 꿈에도 잘 나오지 않는 그 친구가
어쩌다 꿈에 나오면 꿈인 줄 바로 알아채는 그 순간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어요.
좀 더 놀다 가지.. 알아채는 순간 꿈에서 깨거든요.
그리움, 애틋함도 사랑의 일종이에요.
➂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어린 왕자, 생텍쥐베리
누구나 다 경험해본 감정 아닌가요!
사랑은 기다림조차 설렘이 되는 마법 같아요.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을 때, 만나기 전부터 콩닥콩닥 두근두근대는 마음. 한번쯤 다 경험해보셨죠? ㅎㅎ
3시부터 행복해진다... 전 전날밤부터 잠 못 잔 적도 많은 걸요🥰
곧 만날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해진다는 표현인데, 사랑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다른 표현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어요.
별 게 사랑이 아니라, 이게 바로 사랑인 거예요.
➃
Lovin' you is more than just a dream come true
널 사랑하는 건 꿈을 이루는 것 그 이상이야
And everything that I do is out of lovin' you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너를 사랑해서야
'Cause lovin' you has made my life so beautiful
왜냐면 널 사랑하는 건 내 삶을 아름답게 하니까
And every day of my life is filled with lovin' you
그리고 내 삶의 모든 날들은 널 사랑하는 걸로 가득 찼어
Lovin' you, I see your soul come shinin' through
널 사랑하면 너의 빛나는 영혼을 볼 수 있어
-Lovin' you, Minnie Riperton
이 노래를 어떻게 듣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노래일 거예요.
처음에 딱 들으면 여자가 어떤 사람과 사랑에 푹 빠진 순간을 표현한 노래 같죠?
널 사랑함으로써 세상이 빛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 덕분에 내 삶이 더 빛나고 내가 하는 모든 건 그 사람 때문이라는 감정.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생기는 긍정적인 변화가 내 내면의 성장도 돕는다는 그 느낌에 공감해요.
진짜 사랑은 그냥 좋아해-가 아니라,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바꾸게 하거든요.
사실 이 노래는 가수 미니 리퍼튼이 딸을 생각하며 부른 노래랍니다🤎
다른 시선으로 보니 정말 느낌이 다르게 오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가사에요.
노래 말미에는 어린 딸 Maya Rudolph가 (현재 미국의 코미디 배우) 칭얼대는 것을 달래기 위해 Maya, Maya, Maya 읊조리며 끝이 납니다.
나는 어머니에게 이러한 사랑 표현을 한 적이 있었던가? 되돌아 보게 해주는 가사에요.
➄
Just one thing everybody wants
모두가 원하는 단 한가지는
There in the bars
바에서도
and through the smokescreen of the crowded restaurants
북적이는 레스토랑의 담배 연기 틈새에서도
It’s love
사랑인 거예요.
Yes all we’re looking for is love
그래요 우린 모두 사랑을 찾아 헤매는 거예요.
I don’t care if I know just where I will go
결말이 빤히 보여도 상관 없어요.
‘Cause all that I need, this crazy feeling
원하는 건 이 미칠 듯한 감정뿐이니.
-City Of Stars, LA LA LAND
영화 라라랜드 주제곡으로 보는 사랑의 감정이에요.
영화를 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가사와 스토리가 정말 잘 어우러져요.
결말이 빤히 보여도, 그 결말이 배드앤딩이든 새드엔딩이든 심지어 열린결말이든 끝은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이 노래를 들으면 제가 한때 엔딩을 생각하지 않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당장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고 직진했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➅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마음 속에 바다를 갖게 되는 일이다.
-사랑에 물들다, 정현주
여러분은 이렇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전 아직 없는 것 같은데요 ㅎㅎ
바다라는 건 평생을 퍼내도 다 퍼낼 수가 없는 것인데, 그 큰 바다가 마음 속에 들어간다는 건 어떤 기분이려나요..
내 안의 세계가 확장되는 그런 기분인가봐요.
그래서 사랑이 우리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압도적인 것 같아요.
그만큼 한 사람을 온전히 마음에 들인다는 건 내 인생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일이기 때문에 내 인생을 함께할 사람은 아주 신중히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➆
너는 너무도 맑아 도무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네 머릿결 같은 수초와 살결에 숨 쉬는 산호초
그리고 무지개처럼 산란하는 물보라의 빛깔들이
마치 나를 초대하듯, 내게 수문을 열듯 너울대지
좋아, 네게 기꺼이 빠져보도록 하지
달갑게 투신해볼게
깊이조차 알 수 없는 너에게
나, 영영토록 가라앉아보도록 하지
-잠수부, 서덕준
사랑에 빠진 순간을 이토록 잘 표현한 글귀가 또 어디 있을까요?
정말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그 순간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사랑은 정말 그렇잖아요.
전 제가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이나 본질을 100% 다 알 수는 없더라구요.
물길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요.
그 사람을 알아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또 다 안다고 해서 사랑하는 것도 아닌거죠.
그래도 묘하게 끌리고, 더 알고 싶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숙이 빠져 있어요.
영영토록 가라앉아보자ㅡ 이 말은
연애를 처음 시작할 때 상대만 보이고 다른 것은 마치 블러 처리된 것 처럼 흐릿하게 보일 때가 만ㅎ잖아요.
앞뒤 안 보이고 상대에게 푹 빠졌을 때를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네요.
➇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백범 김구
요즘 '혼밥, 혼여, 솔플'이 트렌드 키워드지만,
사실 멀리보면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유기체적인 관계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것 같아요.
친구과 함께,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등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사람은 보통 가족, 친구, 동료들이죠.
하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전 특히 가족한테 상처도 더 쉽게 주고받게 되더라구요.
너무 잘 아니까 더 실망하고 너무 가까우니까 더 날카롭게 말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거예요😢
하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전 특히 가족한테 상처도 더 쉽게 주고받게 되더라구요.
너무 잘 아니까 더 실망하고 너무 가까우니까 더 날카롭게 말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거예요😢
전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정말 싫어하게 되는 순간이 여러번 왔어요.
그런데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이 계속되면 자기 자신만 갉아먹는 일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지옥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감정을 마음 속에 채우지 말고, 그 시간에 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 받고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게 훨씬 더 건설적이더라구요.
그게 정신적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인 것 같아요.
➈
마음이 많이 아플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떠한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 왔다.
-어떤 결정, 이해인
관계에서 생긴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돌보는 태도도 정말 중요해요.
사랑은 남에게만 향하는 게 아니라 나를 얼마나 보살필 수 있느냐도 중요해요.
사랑은 남에게만 향하는 게 아니라 나를 얼마나 보살필 수 있느냐도 중요해요.
제가 심적으로 마음이 힘들 때 자주 하는 생각이
오늘을 살자, 어차피 내일 일은 아무도 몰라ㅡ 이거거든요.
친구 혹은 연인과의 관계가 흔들릴 때 좋았던 기억, 사랑했던 기억을 최대한 많이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그 사랑의 감정들과 나 자신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때! 조금이나마 행복해집니다.
➉
그저 맹렬하게 나 자신을 사랑해보라.
세상 사람들이 보고 배우도록.
-루비 프란시스코
우리가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할 이는 누구일까요?
부모님? 자식? 배우자? 다른 누군가를 먼저 떠올릴 수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내 자신을 사랑하는게 먼저입니다.
요즘 살기 힘든 이 빡빡한 사회에서는
난 부족해, 내가 왜 이걸 못 했을까, 난 진짜 왜 이럴까...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스스로를 사랑하기보다는 채찍질하는 게 더 익숙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루비 프란시스코의 이 명언은 그걸 정면으로 반박해줘요.
세상이 보고 배울 만큼 당당하게 맹렬하게 나 자신을 사랑하라.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진짜 사랑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고 남에게 사랑도 베풀 줄 아는 사람일 거예요.
그러니 나 자신을 먼저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겠죠.
이기심 넘치는 자기애가 아니라, 사랑의 시작점은 "나"로부터 출발해서 내 마음을 먼저 돌보는 게 진짜 사랑을 하는 첫걸음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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