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많은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함께 밥을 먹고 늦은 밤 안부를 물으며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지요.
사랑이라는 것은 특별한 순간에도 있지만 일상의 틈 속에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지고 뜨거웠던 순간의 감정은 사라질지라도
상대방이 했던 말 한마디가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때가 있어요.
"고마워, 사랑해"
"넌 그냥 너라서 좋아"
"너와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
이런 말들은 시간이 지나 사랑의 감정이 무뎌지고 바래지더라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위로를 주거나 때로는 그리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남는 사랑의 말 한마디는 사랑했던 그 시절의 감정과 온도를 되살리지요.
그래서 사랑이라는 것은 남겨진 말 한마디로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글의 제목을
"사랑이란 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그 한마디이다" 라고 적어보았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말 한마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개인적으로 저는 영화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새로 나온 영화도 잘 챙겨보지만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돌려보는 것을 참 좋아해요.
두번 세번 영화를 반복해서 보다보면
예전에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새롭게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세상에는 사랑을 말하는 수 많은 영화들이 있지요.
그 중에서 오늘은 제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 된 영화 속 문장을 통해
제가 기억하고 싶은 사랑의 말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거예요.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저는 사랑에 관한 단 한 문장을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영화 <러브스토리>가 떠오릅니다.
<러브스토리>는 1970년에 개봉한 고전 명작 영화 중 하나입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하버드 법대생 올리버는
가난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음대생 제니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올리버의 아버지는 가난한 집안 출신인 제니와 올리버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지요.
사회적인 배경의 차이를 뛰어 넘어 두 사람은 결국 결혼을 하지만
제니가 백혈병에 걸리고 두 사람은 영원한 이별을 맞게 됩니다.
영화 <러브스토리>를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은
<러브스토리>의 명곡 OST인 "snow frolic"가 흐르며
화면 가득 올리버와 제니가 눈밭을 뒹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과
영화에서 나오는 명대사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거예요"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이 대사는 한 때 소소하게 논란이 되기도 했었고
영화의 주인공인 두 사람이 백발 노인이 되어서 했던 인터뷰에서
아직도 그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어요.
그만큼 의미가 모호한 문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 또한 사랑한다면 미안하다는 말도 더 잘 표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구요.
하지만 여러 번 대사를 곱씹어보니
이 문장은 사랑의 본질을 아주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랑은 서로의 부족함이나 실수를 탓하며 미안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 속 싶은 곳에 담긴 진심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하구요.
비록 우리 모두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싸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 남자가 완벽하든 여자가 완벽하든 상관없어요. 서로에게 완벽하면 그걸로 충분하죠.
“It doesn’t matter if the guy is perfect or the girl is perfect, as long as they are perfect for each other.”
영화 <굿 윌 헌팅>은 1997년에 개봉한 영화로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가졌지만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자신의 재능을 외면하고 건물 청소부로 살아가던 20대 청년 윌이
심리학과 교수인 숀을 만나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윌과 숀의 대화 장면에서
숀은 자신의 아내와 함께 했던 일상적인 일화들은 말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의 아내는 완벽하지 않았고 늘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곤 했지만
나의 삶을 채워주는 완벽한 사람이었다고.
그것은 아내가 완벽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요.
우리는 모두 결점이 있고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결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모습마저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은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덧붙여서,
로빈 윌리암스 배우님, 보고싶습니다.
3. 수많은 아주 작은 일들이 모여서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말해줬어요.
“It was a million tiny little things that, when you added them all up, they meant we were supposed to be together.”
저에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나 홀로 집에>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챙겨보는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아내를 병으로 잃은 샘은
어린 아들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시애틀로 이사를 합니다.
이사를 한 뒤에도 샘은 아내와의 행복했던 시간을 잊지 못하고 힘들어하지요.
이런 아빠의 모습을 본 어린 조나는 라디오 상담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아빠에게 새 엄마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조나의 사연이 방송에 나간 뒤로
샘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우연히 샘의 사연을 들은 뒤 묘한 끌림을 느낀 애니는
이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정에 끌려 샘과 조나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로 향합니다.
한번도 만난 적 없고 직접 대화를 한 적도 없지만
샘과 애니의 마음은 조금씩 서로를 향하게 되고
결국은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샘과 애니는
수 많은 우연이 모여 이루어진 기적같은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순간들과
의미없어 보이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결국 두 사람은 '함께여야 할 운명'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샘은 영화에서 "수많은 아주 작은 일들이 모여서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말해줬어요."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는 사랑이 벼락같이 강렬한 감정이나 드라마틱한 사건을 통해 생긴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작고 사소한 순간과 선택이 모여
사랑이 자라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다음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사랑 명언은
잭 니콜슨의 매력이 팡팡 터진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나온 정말 유명한 대사입니다.
길을 걸을 땐 보도블럭의 틈을 밟으면 안되고
식사는 정해진 식당, 정해진 자리, 정해진 메뉴로 해야 하며
집에 돌아오면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다섯 번 씩 확인해야 하는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멜빈은
유명한 로맨스 소설 작가입니다.
멜빈은 이기적이고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등 온갖 독설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특히 이웃에 사는 동성애자 화가 사이먼을 매우 싫어했는데
어느 날 사이먼이 강도를 만나 심하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사이먼의 개를 멜빈이 잠시 맡아주게 되면서
멜빈의 삶에 조금식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멜빈은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그 식당에서 일하는 캐롤만이 멜빈의 까다로운 성격을 받아주는 유일한 존재였지요.
아픈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던 캐롤이 아이의 병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되자
멜빈은 캐롤을 도울 방법을 찾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삶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멜빈, 캐롤, 사이먼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을 보듬고 불완전한 사람끼리 조금씩 다가서며
진짜 사랑과 관계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내용입니다.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라는 말은
사랑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인 것 같아요.
사람들과 벽을 쌓고 혼자만의 성에 갇혀 살던 한 남자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열고
자신의 나쁜 습관과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며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랑이 삶 전체에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요.
진정한 사랑은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5.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과의 삶이 하루 빨리 시작되기를 바라게 돼요.
“When you realize you want to spend the rest of your life with somebody,
you want the rest of your life to start as soon as possible.”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12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변화하는 두 남녀의 관계를 다룬 로맨틱 코메디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해리와 샐리는 우연히 뉴욕까지 함께 차를 타고 가게 됩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은
끊임없이 티격태격하고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두고 논쟁을 합니다.
해리는 남녀 사이는 성적인 긴장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샐리는 순수한 우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죠.
첫 만남부터 끊임없이 논쟁을 벌인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하지만 우연인지 운명인지
몇 년 간격으로 여러 번 재회를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우정을 쌓기 시작합니다.
각자 사랑과 이별을 겪고 인생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은 단짝 친구로 가까워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샐리는 전 남자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힘들어하고
해리는 샐리를 위로하던 중 두 사람은 친구 이상의 관계를 갖게 됩니다.
어색함과 감정의 혼란의 시간을 겪지만
해리는 자신에게 샐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사랑을 고백합니다.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과의 삶이 하루 빨리 시작되기를 바라게 돼"라는 말은
해리가 샐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늘 사랑을 꿈꾸지만
막상 그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것이 사랑인지 확신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나의 인연이 맞는지,
평생 이 사람만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지,
과거의 아픔을 또 다시 겪는 것은 아닌지.
고민은 참 많은데 시간이 흐르지 않고서야 정답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
평생이라는 말은 더 이상 두려운 단어가 아니며
하루 빨리 이 사람과의 삶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아마도 함께 머물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고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섯 편의 영화에 나오는 사랑 명언을 소개해보았는데요.
다섯 편의 영화는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작은 순간이 모여 운명이 되는 것.
사랑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
영화 속의 사랑처럼
우리의 삶에도 언젠가는 영화의 한 장면같은 특별한 순간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