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가봐요 좋은 경험담이네요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에 내려앉아 멈추지 않고 노래해요."
이건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남긴 말이에요.
이 명언이 떠올랐던 건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장 가던 날이었어요.
저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서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복통이나 배변 신호가 갑자기 심해지거든요. 그날도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고, 시간에 쫓기느라 공복에 커피만 한 잔 마시고 탔더니 열차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배가 뒤틀리기 시작했어요. 좌석은 창가였고, 옆에 모르는 분이 앉아 있어서 자주 화장실 가는 것도 민망하고 너무 힘들더라고요.
처음엔 참아보려 했지만 땀도 나고 불안감이 심해져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승무원분께 사정을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출입문 쪽 빈 공간에서 쉴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그나마 마음이 조금 진정됐죠. 그 공간에서 벽에 기대어 앉아 있을 때, 예전에 읽었던 디킨슨의 희망에 대한 시구가 떠올랐어요. 그 짧은 구절이 묘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지금 이 고통도 지나가겠지, 나도 곧 괜찮아질 거야’ 하는 희망이 마음속에 피어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뒤로 저는 이동이 있는 날엔 음식도 조심하고, 약도 꼭 챙기고 있어요. 긴장을 줄이기 위해 스트레칭이나 호흡도 하고요. 예전엔 이 증상이 너무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어요. 불편한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건 작은 희망 하나더라고요. 디킨슨의 말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