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은 제가 손에 꼽히게 좋아하는 책인데요
특히, 겨울에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지만
어느 계절에 읽어도 몰입하기 좋답니다 ㅎ.ㅎ
공연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꼭 추천해드리곤 하는데
오늘은 그 책의 구절들 중,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부분을 가져왔어요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서구에서 극장이라는 말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테아트론에서 찾을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테아트론은 무대가 아니라 객석을 칭하는 용어였다. 극장이란 무엇보다 보는 곳이었고, 그곳의 제1주체는 관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극장에서뿐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도, 우리의 주체성은 관객의 주체성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매순간 무언가를 바라보고, 이미 본 것과 지금 본 것을 연결하며, 그렇게 펼쳐가는 의식의 지형도로 생을 꾸리고, 자신을 구축한다.
이때 바라보는 일이 그저 매끄럽기만 하다면 생은 아프지도 아름답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때로 무언가에 막히고, 충격으로 아득해지고, 성찰의 거리를 취하고, 다시금 용기와 다정으로 몰두하고, 기필코 뒤돌아 나 자신을 또한 응시함으로써 굳건해진다. 그리고 어떤 예술은 이 같은 시선의 아찔한 편력을 돕는다. 종종 그런 작품들은 '스캔들을 일으킨다'고 말해지는데, 스캔들의 어원인 스칸달론은 '발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돌부리'를 의미하며, 이때 넘어지는 것 역시 시선의 일이라 할 수 있다.
관객으로서 나는 언제나, 걸려 넘어지고 틈으로 추락해버릴 아름다움을 좇아 극장에 간다. 객석에 운집한 각각의 생이 동시에 떨리는 순간은 얼마나 귀한지. 그 전율이 일으키는 파문은 또 얼마나 다채로운지. (...)
제가 공연을 좋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마음에 들더라구요 ...
무언가에 막히고, 충격으로 아득해지고, 성찰의 거리를 취하고,
다시금 용기와 다정으로 몰두해, 기필코 뒤돌아 나 자신을 응시하는 것 !
그런 시선을 가지는 사람이 되기 쉽지 않겠지만
많은 작품과 시간을 거쳐가며 점차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간접적인 경험을 공연을 통해 하는 것도 여전히 좋다고 생각하구요 ㅎㅎ
혹시 이 책 아시는 분 있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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