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 트라우마

작년 몸이 아프고 나서부터 저혈당이 생겼습니다. 처음 경험하게 된 계기가 길에서 걷다가 쓰러진 건데 어떻게 쓰러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정신이 들었을 땐 내가 벤치에 앉아 있더라구요. 온 몸에 모래를 묻히고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요. 기억나는 것은 내가 걷는건지 붕 떠 있는건지 왜 걷는건지 몸이 좀 이상하고 힘들다,, 저기 공원에 가서 좀 쉬어야겠다,,, 저기 보이는 벤치에 앉아야지,, 여기까지 입니다. 그리고 깨어보니 흙투성이더라구요. 넘어지면서 묻은 것 같고 그 와중에 무의식적으로 벤치에 올라가서 앉은 모양이었습니다. 사람들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아마 기어서 벤치에 앉는 걸 보고 혼자 움직이니까 도울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깨어나긴 했지만 정신이 가물가물 솜사탕 같은 몸뚱아리가 되어 한 동안 이동할 수 없었고 택시를 불러 겨우 집에 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몇 번 더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탄수화물을 먹는 게 겁이 납니다. 탄수를 먹으면 혈당을 올리고 뇌에서는 혈당을 낮추도록 명령, 그렇게 인슐린이 분비되고 인슐린이 과다분비되면 저혈당이 오고, 떨어진 혈당을 다시 올리기 위해 탄수화물을 또 섭취해야 하는 돌고도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죠. 이게 자꾸만 반복되다 보면 당뇨로 가는 열차 탑승이예요,,

탄수를 적게 먹으면 저혈당이 오지 않겠지 싶어 적게 먹어 봤지만 저혈당이 오는 그 적정 기준을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어쩔 땐 저혈당이 오든말든 먹고싶어 죽겠던 빵과 주스를 배터지게 흡입했는데도 멀쩡하기도 하구요. 근데 확실히 당을 올리지 않는 음식만 먹었을 땐 배터지게 먹어도 한 번도 저혈당이 온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탄수를 제한하게 되고 지금은 밥, 빵, 면 듬을 거의 끊다시피 했어요. 순간순간 빵이랑 고추양념 달달한 찌개, 떡볶이, 찜 등이 간절할 땐 그냥 포기하고 먹습니다. 운이 나쁘면 저혈당이 나타나지만 알고 먹는거니 대처는 하고 있어요.

내게 저혈당이 오는 기준을 알아내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아직 공부가 부족하기도 하고,, 내 몸을 다스리는 게 어렵기도 하구요.

단당류 탄수화물을 조절하는 인생이 되어버린 현실이네요.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 탄수 참는 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요. 당뇨가 올까봐 그게 겁이 납니다.

0
0
댓글 2
  • 프로필 이미지
    익명1
    ㅇ얼마나 놀라고 힘드셨을까요....
    저혈당! 정말 무섭네요.... ㅜㅜ
    스스로 관리를 잘 하셔야 하고... 그로 인한 생활속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아
    늘 힘드실것 같습니다....
    힘내십시오.. 아마 평소 드시는 음식에 대한 기준이 조금씩 생기지 않을까요??
    병원에 내원하셔서 많은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님. 힘내세요!!! 아프지 마세요!
  • 프로필 이미지
    익명2
    길에서 쓰러질 정도면 정말 위험헸군요.. 
    남편이 오랫동안 당뇨를 앓고 있어서 혈당문제는 예민하거든요..
    혈당은 음식과 운동이 제일 중요하더라구요..좋은 식품으로 챙겨먹고 자주 혈당이 떨어지지 않게 음식을 먹는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정밀 검사는 받아보신거죠..?  남편은 그래도 아직은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조절하고 있거든요..
    확실히 관리를 하면 효과는 좋더라구요.. 평소 조심해야 하는 평생 동반자와 같은 병이예요.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