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트라우마

예전에 가족끼리 어디 놀러갔다가 먹을 걸 사러 시장 주변으로 갔었는데 집에서 제일 막내인 저를 놀려주려고 부모님이 같이 가다가 어느 순간 제가 장난감에 눈길을 두고 발을 못 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린적이 있어요. 숨어서 제가 혼자 있을 때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그냥 단순히 놀려줘야겠다는 마음이셨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해도 제가 7살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갑자기 눈앞에 있던 엄마아빠가 없어졌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제가 주위 골목으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다가, 무서워서 크게 울음을 터뜨리니까 부모님도 놀란 얼굴로 나타나서 미안하다고 장난이었다 하셨는데 그때 이후로는 성인이 되고 난 지금도 아는 곳 말고, 모르는 곳은 어디 혼자 잘 가지를 못합니다.

 남들에게는 별 일 아닌데, 혼자 모르는 곳을 돌아다니는 것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혼자 어딜 가본 적이 없어요. 요즘에야 정보 없이 훌쩍 떠나도 휴대폰만 있으면 검색, 지도, 내비게이션, 결제 등등 모든 것이 다 가능한 세상이지만, 혼자 간다고 생각하면 막상 겁부터 나더라구요. 언제쯤 극복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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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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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부모님들이 왜 이런 장난을 치셨을까요???
    님에게는 큰 두려움이 남았을 것 같네요...
    님 말대로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검색, 지도, 네비등등 모든것이 편한 세상입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어 한발짝 내 딪어 보세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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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왜 그런 장난을 하셨을까요..어린마음에 많이 놀랐겠어요..
    저는 혼자 해외출장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처음엔 긴장되고 공항 체크인도 두려웠구요..
    그렇게 자주 다니다보니 그냥 지방 출장과 비슷하더라구요
    처음이 항상 어렵고 두려워요..그 처움이 지나면 사실 아무일도 아니더라구요..
    힘내세요..잘할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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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아이들마다 성향이 달라서 이런걸 무서워하지 않고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건 아니거든요. 아이 입장에서 부모님이 없어져버렸으니 충분히 공포감을 느낄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성인이 된 지금은 좀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겁이 많으신 성격일 듯 한데, 꼭 여행을 가야만 하는건 아니지요. 본인이 원치 않는데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 너무 가보고 싶은데 겁이나시는거라면
    일단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부터,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친숙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곳부터 다녀보시면 좋겠어요.
    저같은 경우는 모르는 동네를 돌아다니는걸 너무 좋아해요. 수도권 거주자라 지하철을 타고 그냥 아무 역에서나 내려서 쏘다녀요. 길을 잃을 일이 없지요. 여차하면 지하철 타고 돌아오면 되니까요. 이렇게 경험을 하시면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여행이란 것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면 겁부터 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내가 늘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온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