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미숙함이 만든 불안과 감사

우리집에서 3분거리로 아주 가파른 사거리가 있다.

2004년. 꼭 20년전이다. 그때 나는 운전 면허를 딴지 얼마 되지 않아 집에 있는 봉고를 가지고 운전연습을 하던 때였다.

파란불 신호를 보고 나는 우회전을 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며 천천히 돌았어야했는데 긴장해서 응겹결에 밟은 페달이 엑셀레이트였다. 돌면서 횡단보도가 파란불인것을 보았다. 

다행히도 횡단보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20년전 일이다. 그런데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게 박혀있다. 그길을 지날 때마다 운전을 하든,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든 그날이 아주 자세히 떠오르면서 아찔해한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그리고 동시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는 살인자가 될뻔했다. 그 때 그곳에 사람이 없었음이 얼마나 감사로운지...

지금도 운전을 하고 있고 별다른 치료법은 없었지만, 내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작지만 내겐 큰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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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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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사람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그 덕분에 안전운전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어서 더 다행인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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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사건이네요
    앞으로 그런일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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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아 이해할듯해요 저도 눈만보면 심장이 벌렁거리네요 
    정말 감사한 일이네요 전 눈길에 사고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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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
    진짜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전 2년전에 딸아이가 뒷배란다 방 방충망을 열다가 방충망이 떨어졌대요.
    저희 13층 이거든요. 진짜 머릿속이 하얘져서 밑을 내려다봤는데 다행히도 도로에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걸 가지러가는데 손과 발이 덜덜...
    차..특히 사람이 안 다친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방 방충망 열때마다 한번씩 다행이다 다행이다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끔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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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
    많이 놀라셨겠네요.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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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
    사고가 날뻔한 이후 그것에 대한 심적인 트라우마가 있으시군요.
    그런 일들이 머리속에서 잘 잊혀지지 않긴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