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이해하고 전달이 어려운 의사소통 장애. 잘 극복해봐요~

직장 동료와 어떤 대화를 10분가량 주고 받았다. 

열심히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했다

 

<네.. 그럼 그걸 ㅇㅇ씨한테 전달해서 처리해주세요>

 

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머리가 새하얗게 아무것도 생각이 안났어요

 

뭐라뭐라 말은 나눴는데.. 그게 무슨뜻이지?

그러니까 요점이 뭐지?

 

<아..죄송한데 뭘 전달하라는거죠?>

 

제가 되묻자 그분은 갑자기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굉장히 불쾌해하셨어요.

 

<아까전에 고개 끄덕끄덕이지 않으셨어요? 제 말 이해 못하신거예요?> 

 

 

어릴적부터 저는 내용 전달을 하는게 참 어려웠어요

 

어떤 무리에 섞여 대화를 주고 받다가 그 대화내용이 어렵거나 이해가 안될때가 많았는데

그거에 대해 물 흘려가듯 그냥 지나쳤어요.

이해하는것처럼. 알고 있는것처럼. 행동을 했어요

 

<그게 무슨말이야?  다시한번 말해줄래?>

 

라고 물으면.. 갑자기 대화의 흐름이 끊기는것이 싫기도 했고..

눈치를 잘 보는 저의 성격에 몰라도 된다는 마음이 강했던것 같아요

 

어느순간 대화의 내용을 모르겠고 이해가 안되도 다시 묻지 않았어요.

친구들이 붙인 저의 별명은 <오케이걸>

 

어떤 의견에도 크게 반대의견을 내거나 제 소리를 내지 않았던것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저의 의사소통장애가 있었기 때문이죠

 

어떤 내용에 대한 이해가 한번에 어렵고..

그것에 대한 전달이 어렵다보니 긴 대화가 오고가는것이 두려울때가 있어요

그래서 늘 OK.OK 하게 됐어요

이것이 의사소통장애라는것을 인지하는것도 시간이 꽤 걸렸어요

 

 

처음엔 내 귀가 잘 안들리나?

집중력이 부족한건가?

이해속도가 느린건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할지 몰랐죠.

의사소통을 매끄럽게 하고 싶은데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전달하는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매끄러운 쌍방소통이 한번씩 막히게 되고..

분위기가 싸해질까봐 무슨 의미인지 되묻지 못하고..

마음 한켠으로는 그 불편함에 대해 누구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죠..

 

그러다 직장내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 있어서 처음으로 대면한 선생님께서..

쌍방소통이 어려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일종이라고 하셨습니다.

 

조금 더 상황을 빨리 인정하고 빠르게 치료 받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저는 사실 숨기기에 급급했어요.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런 증상들이 저의 단점으로 생각되어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 않았어요.

 

2주에 한번씩 진행되는 저의 사회적 의사소통 치료방법은 저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혹시 성인이셔서 병원이나 심리치료 상담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시는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용기를 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치료센터에서 저는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소통 스킬을 배우고,

갈등 상황이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하나씩 익히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원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보여주시고 함께 연습도 하고 

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스킬을 익히고 있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밝히거나 무언가를 지시, 또는 실행하고 싶다면..
우리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혼자서 언어를 내뱉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언어를 주고받으면서 '의사소통'이라는 것을 진행해야 합니다. 

 

<나는 왜이렇지? 왜 어려울까?>

 

스스로 참 많은 자책을 했어요

제일 중요한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2주에 한번씩 치료를 받으며

소통관련 책도 많이 읽고 좋은 강의가 있으면 듣습니다.

바로 말이 안나오거나 이해가 안될때는 메모를 합니다

하루의 일상을 일기에 적어봅니다

요즘에는 그런 루틴들이 저의 일상 의사소통에 큰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의사소통장애로 힘드시거나 고민이신분들!

꼭 힘내세요

우린 할수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