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친구와의 만남이 기대보다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아요. ‘뭐든 다 좋다’는 말이 처음엔 배려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말이 반복되고, 모든 선택이 당신에게만 맡겨진다면 점점 지치고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어요. 친구와의 시간은 서로 편안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계획 짜는 일, 결정하는 일, 책임지는 일이 모두 나에게만 쏠릴 때, 우정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친구가 항상 의견을 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어요.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혹은 정말 모든 게 괜찮다고 느껴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자기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거절이나 충돌을 두려워하는 성향 때문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당신 입장에서는 그런 ‘무의견’이 결국엔 혼자 끌어가야 하는 관계로 느껴지게 만들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감정적인 피로가 쌓이게 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에요. 이럴 때 중요한 건, 억눌린 감정을 참기보다 친구와 솔직하게 대화해보는 것이에요. “나랑 만나서 재밌는 건 좋은데, 나 혼자 계획 다 짜는 게 조금 힘들어”라고 말해보는 것도 괜찮아요. 너무 날카롭지 않게, 친구의 성향도 존중하면서 내 감정도 존중받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보세요. 처음엔 친구가 당황하거나 미안해할 수도 있지만, 그 대화는 둘 사이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어요. 또, 선택지를 너무 넓게 주기보다는 “오늘은 국수 먹을까, 파스타 먹을까?”처럼 선택지를 좁혀주는 방식도 친구가 의견을 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완전히 계획을 맡기는 것보다는 작은 참여의 기회를 열어주는 거죠. 그렇게 하다 보면, 친구도 조금씩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여지를 느끼게 될지도 몰라요. 무엇보다, 당신이 항상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관계는 결코 오래가기 힘들어요. 친구라는 이름 안에는 ‘서로의 균형’이 있어야 해요. 지금처럼 당신 혼자 모든 걸 감당하는 게 계속된다면, 결국 그 우정은 당신에게 짐이 될 수 있어요. 그 무게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은, 당신의 진심을 조심스럽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어요. 당신의 감정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