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님 말씀을 들어보니, 예전에 대학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간병을 하신 경험이 지금까지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 기억이 무의식 속에서 트라우마처럼 자리 잡아, 병원에 가는 상황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몸이 무너지는 듯한 불안을 느끼시는 거예요. 사실 이런 반응은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힘들었던 기억이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어요. 병원이라는 공간이 글쓴님에게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감정과 무력감이 겹쳐진 상징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거예요. 이를 ‘조건화된 불안 반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특정 장소나 상황이 과거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현재 몸과 마음을 동시에 힘들게 하는 거예요. 이런 경우에는 몇 가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먼저,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안전하게 불안을 다루는 연습을 하시면 좋아요. 또,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을 작은 단계로 나누어 조금씩 익숙해지는 노출 훈련을 시도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병원 건물 앞까지만 가보고, 다음에는 로비까지 들어가 보는 식으로 천천히 익숙해지는 거예요. 동시에 호흡법이나 명상 같은 이완 기법을 배우면 불안이 올라올 때 스스로 조절할 힘이 생겨요. 무엇보다 님이 이미 오래도록 잘 버텨왔다는 점에서 회복할 힘도 충분히 가지고 계시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해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