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숨을 어떻게 쉬는 건지 몰랐지요.

내 사랑하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낸 뒤 깊은 슬픔으로 여러 해를 아주 힘들게 지냈다. 돌아가실 줄 알았건만 막상 겪으니 정말 죽을만큼 마음의 고통이 컸고 오래 갔다. 우리 형제 모두가 그랬다. 

그러다가 내 딸, 늘 공주라도 부르는 내 공주가 대학을 다닌다고 저 멀리 갔다. 이사를 하고 나서도 괜찮았는데, 학교를 다니다 첫 번째로 집에 내려와서 이삼일을 보내다가 갔다. 가고 난 뒤 폭풍같은 울음이 터지더니 숨을 어떻게 쉬는  것인지가 생각이 안나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숨을 들여 마셔야 하는데 그때는 그게 되지 않았다. 한참을 숨을 못쉬다가 어찌어찌 괜찮아졌다. 그 순간 공포감이 전부였다. 그 뒤에도 또 한 번 내 공주가 머물다 간 뒤에 그랬다. 

이게 공황장애라고 한다. 직접 공황장애를 겪어보니 누구나 겪는 걸 알겠고 아주 무서운 거라는 것.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했더니 그 각별했던 엄마를 잃고 딸까지 곁을 떠난 상실감이 너무 커서 그랬던 거 같다고 하였다. 정말 세월이 약인지 엄마가 돌아가신지 어언 8년이 넘어가니 좀 낫다. 내 공주도 내 곁에 없지만 참아진다. 내가 내 공주보고 대학은 멀리 떨어진 곳에 가라고 했는데 나 그럴 줄 몰랐다. 아, 삶이 이렇다.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싫어도 봐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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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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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얼마나 힘드셨을까 짐작에 갑니다. 
    지금은 괜찮으신지요 ?
    갑자기 큰 충격을 받아 찾아오기도 하는군요
    취미 생활을 좀 가져보면서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ᆢ 
    결국은 내가 극복해야 되는 거지만 ᆢ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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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울컥했어요 💛
    엄마를 잃은 깊은 슬픔과, 이제는 성인이 된 딸이 곁을 떠나는 경험이 겹쳐서 강렬한 상실감과 공포가 몸과 마음에 그대로 반응한 순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말씀하신 숨이 막히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공포가 몰려오는 경험은 공황발작의 전형적 증상이에요.
    
    이런 공황 반응은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된 상실과 변화, 큰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나기 쉽습니다.
    
    오래 지나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을 떠나는 순간 몸이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이에요.
    
    정리하면, 지금 겪은 경험은 공황장애와 연관될 수 있는 일시적 공황발작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점차 안정되고,
    
    사랑하는 사람의 독립과 삶의 변화에도 조금씩 적응하게 되는 과정이에요 🌱
    
    💡 도움되는 접근:
    
    숨이 막히거나 공포가 몰려올 때 심호흡과 안심 문구 반복
    
    마음속으로 “나는 안전하다, 이 공황은 일시적이다” 되뇌기
    
    필요하면 심리상담으로 상실감과 불안, 공황 경험을 이야기하며 정리
    
    말씀하신 것처럼, 삶은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싫어도 봐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숨을 고르고, 마음이 견디게 되는 경험이 바로 삶이 주는 회복의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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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사랑했던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과 이별이나 분리로 인한 상실감 
    호흡마저 잊어버리는 아픔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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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글을 읽으며 깊은 마음의 아픔이 전해져 저도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내신 큰 상실감과, 소중한 딸이 곁을 떠나며 겪으신 허전함이 겹쳐 공황 발작으로 이어지셨던 것 같아요. 
    숨이 막히고 생명이 위태로운 듯한 공포감은 누구라도 크게 놀랄 수 있는 경험이지만, 소중한 관계의 상실을 겪은 분들께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이에요.
    사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사람이 겪는 병이 아니라, 마음이 지친 순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겪으셨던 증상은 몸이 극심한 불안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내는 신호라고 이해해주시면 좋아요. 그만큼 가족을 사랑하셨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조금씩 시간이 흘러 마음의 상처가 옅어지고, 딸을 향한 그리움도 차분히 다스리게 되셨다니 정말 잘 이겨내고 계신 거예요. 앞으로는 불안이 올라올 때 “지금 숨이 막히는 건 병이 아니라 일시적인 불안 반응일 뿐이다”라고 스스로 말해주시고, 천천히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호흡을 반복해보시면 도움이 돼요. 또한 혼자 견디려 하지 마시고 가까운 친구나 믿을 수 있는 분께 마음을 나누는 것도 큰 힘이 돼요.
    이미 긴 세월 동안 잘 버텨내셨듯 앞으로도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어요. 힘든 순간이 와도 결국 지나간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지금처럼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길을 잘 걷고 계신 거예요. 님 안에 있는 힘을 믿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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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어머니를 잃은 깊은 슬픔을 겨우 이겨낼 만했을 때, 사랑하는 따님이 품을 떠나 멀리 대학에 가면서 또다시 큰 상실감을 느끼셨을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머니와 따님에게서 느낀 상실감은 단순히 보고 싶다는 감정을 넘어,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큰 고통과 공포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겪으신 고통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꿋꿋이 이겨내신 당신의 강인함에 마음 깊이 응원을 보냅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은 아물고, 따님과의 물리적 거리를 견뎌낼 만큼 마음의 힘을 기르셨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삶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싫어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의 연속이지만,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과 따님에 대한 애틋함이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 소중한 감정들이 당신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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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
    정말 마음 깊이 느껴지는 이야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또 자식이 멀리 떠나면서 겪는 극심한 상실감과 공포, 숨 막힘은 누구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이에요. 말씀하신 증상은 공황발작과 일맥상통하고, 경험해본 사람만이 그 공포를 이해할 수 있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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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
    아무래도 가까운사람을 보낸다는것은 무섭고 힘든일이죠ㅜ 그게 공황으로 이어진듯 하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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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