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논의가 이제 막 이루어지는 시점에, 저도 이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하던 시기가 중-고등학교 시기였습니다.
그때만해도 오프라인고 사람을 만나는게 주된 인간관계였고, 동영상보다는 UCC라는 포맷이
유행하던 시기였습니다. 핸드폰으로 영상이나 사진을 찍는 것도 한계가 많았죠.
점차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서 영상, 사진 뿐만 아니라 TV컨텐츠들이 핸드폰으로 옮겨오면서
다양한 증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끊임없는 새로 고침을 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마치 하나라도 놓치고 하나라도 못보게 되면 나만 뒤쳐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자기 전에도 1-2시간은 꼭 스마트폰 불빛에 의지해 SNS나 유튜브를 탐방하죠. 이게 삶의 낙이라고 하면
낙입니다. 아마 저 말고도 요즘 현대인, 직장인이라면 정말 공감할거에요. 좋아하고 웃을 수 있는 것 들이
내 손 안의 이 기계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 하죠.
첫번째로 제가 느끼는 중독 증상은 우선 핸드폰을 5분이라도 보지 않고 길거리를 걸으면
뭔가 빠진 느낌이 계속해서 듭니다. 원래 스마트폰에 중독되기 이전에는 음악도 듣지 않았고,
길거리의 소음이나 사람들의 소리, 그리고 도로의 소리들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길고양이를 보기도 하고
주변의 환경을 보면서 걷는것에 익숙했는데, 그러한 사소한 일상이 오히려 불안으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이 단절을 부르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로 느끼는 증상은 언어적 신호보다는 텍스트, 문자로 정리할 때 머릿속에서 단어가 더 잘 생각나고
마음이 편합니다. 실제로 사람을 만나거나 오프라인에서 낯선 환경,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말을 하지 않게 되고 굉장히 불안해하는 제 자신을 느끼게 됩니다. 이만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당연한
사회적 소통에 소홀해지게 되고 이 자체를 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증상은 집중력의 저하 입니다. 긴 글을 읽기가 힘들어지고, 책 한 페이지도 부담스럽습니다. 금세 집중도가 떨어지고 다른 곳으로 시선이 갑니다. 머릿속에서는 방금 읽은 글을 까먹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마치 성인 ADHD증상인 것 마냥 시시각각으로 생각이 바뀝니다. 저는 분명히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빠르게 돌아가는 SNS, 스마트폰에 중독이 된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또, 개발자라 보통 8시간 이상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일을 하는데 이 또한 눈 건강에 걱정이 됩니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은 끊임없이 노동하는 제 눈 건강이 금방 악화되고 노안이 올까 너무 우려됩니다.
눈에 도움이 된다는 운동을 해도,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끊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런 비슷한 우려의 일환으로 요즘 베스트 셀러가 된 신간 "불안세대"라는 책을 읽으며 차츰 제 스스로의 불안을 인지하고 좀 더 오프라인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노력중입니다. 다들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직면해야 할 문제 였지 않나 싶습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19회차]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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