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강박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해요. 아주 하찮은 것까지도 버리는 행위가 힘들어요. 박스나 빈 병은 물론이고, 종이 조각, 사용한 비닐, 병에서 떼어낸 스티커까지. 언젠가 쓸 것이라고 박스나 병을 차곡차곡 모아두고, 이면지를 조각조각 잘라서 사용하고, 비닐은 구멍이 나야 버리고, 상품에서 떼어낸 스티커는 방바닥의 머리카락 처리에 쓴다고 장에 줄줄이 붙여둬요. 다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정말 버리기 힘들어요. 어렸을 때는 알뜰한 성격이라고 생각했고, 좀 커서는 재활용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저장 강박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버리기 힘드니까 가능한 물건도 사지 않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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