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이렇게 모호한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결국 ‘믿음’이 진짜를 만드는 것 같네요.
요즘 정~말 핫한 책이죠,
제가 리뷰도 쓴 적 있는데요
바로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예요!
여러 단편들 중 "혼모노"의 줄거리와 개인적인 해석,
그리고 혼모노의 뜻과 의미를 한번 정리해보려고 해요
성해나 <혼모노> 줄거리 및 해석
단편 "혼모노"는 중년의 박수무당인 문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인데요
그는 수십 년 동안 신령인 '장수 할멈'을 모시며 무당 일을 해왔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이 모시던 할멈이 자신을 떠나
다른 젊은 무당에게로 기운을 옮겼다고 느끼게 돼요
그러면서, 문수의 자리를 위협하는 신애기라는 무당이 등장하는데요,
이 신애기는 문수보다 어리고 젊으며, 영험하고 신통이 강해보여
문수는 위기의식과 질투를 느껴요
문수는 자신의 권위와 경력, 경험을 증명하려고 여러 애를 쓰는데요
(굿판으로 힘 과시, 신애기 굿판 현장 난입 등)
마지막 결말부의 신애기와 문수의 굿판 대결 장면에서
누가 진짜 무당인가, 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돼요
누가 진짜인가에 대해, 누가 이겼는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여운을 남기며 작품은 마무리돼요
개인적인 해석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진짜>와 <가짜>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혼모노는 진짜, 니세모노는 가짜라는 뜻인데요
신애기의 등장 이후, 문수는
자신이 니세모노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후, 자신이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문수는 여러 행동들을 하는데요
가장 절정에 다다르는 것이 바로 굿판 대결이에요
경험이 무조건 진짜를 보장하지도,
젊음이 무조건 진짜를 보장하지도 않는 시점에서
겉으로의 경쟁이 과열될수록 진짜라는 믿음은 더욱 흔들리게 돼요
작품을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진짜와 가짜가 무엇인가보다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순간부터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희미해진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규정되는 순간
이미 위태로워지는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그렇기에 이미 문수에게 <혼모노> 진짜, 라는 뜻은
문자 뜻 그대로의 진짜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함축한 단어처럼 느껴졌어요
진짜와 가짜가 완전히 무너지고 섞여버린 후반부에서는
진짜라는 개념 자체가 어쩌면 실존한다기 보다는
믿음의 영역에 있지 않나, 라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혼모노> 뜻
작품을 읽으며, 혼모노라는 의미가 단순히 문자 그대로
진짜, 라는 의미처럼 다가오진 않았는데요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함축한 단어처럼 느껴졌어요
왜냐하면, 진짜라는 개념은 변하는 것이 아닌데,
작품 속에서는 타인의 시선과 규정과 온갖 경쟁들로
그것이 흔들거리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문수에게 진짜, 혼모노라는 것은
신령이 인정한 무당
영험한 사람이자 자격있는 존재
처럼 보여지는데, 이 모든 게 타인의 시선에 의존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즉,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오히려 이 작품이 혼모노, 진짜를 내세우는게
그게 정말 의미가 있는걸까?
네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진짜가, 정말 진짜인걸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답니다!
혼모노 말고도 다른 단편들도 재밌어서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