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관심이 없어도, 이 책은 한 번쯤 눈길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동반자이자
연인이었던 피에르 베르제가,
그의 죽음 이후 쓰기 시작한 편지들을 모은 책이에요.
책의 형식
- 시작은 장례식장에서 낭독된 추도사, 끝은 1주기 추도사로 마무리됩니다.
- 그 사이사이는 “죽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로만 이어집니다.
- 실제로는 도달할 수 없는 말들이지만, 그만큼 진솔하고 절절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
- 두 사람은 1958년 처음 만나 50년 가까이 동반자로 지냈습니다.
- 베르제는 생 로랑의 사업 파트너이자 연인이었고,
회사 경영부터 개인적인 삶까지 함께했습니다.
- 생 로랑은 천재 디자이너였지만 동시에 약물과 알코올, 불안정한 기질에 시달렸어요.
- 베르제는 그 모든 결함을 껴안고 지켜냈고,
책 속 편지에는 이런 고백이 담담하게 드러납니다.
사랑의 증거와 ‘세기의 경매’
- 생 로랑이 세상을 떠난 후, 베르제는 두 사람이 함께 모은 소장품과 집을 정리합니다.
- 이 과정이 바로 “세기의 경매”로 불린 사건이었죠.
- 작품과 가구 하나하나에 두 사람의 추억이 담겨 있었기에, 경매 과정
자체가 사랑을 정리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 경매 수익금은 전액 에이즈 재단 등 사회적 기부로 쓰였습니다.
- 단순히 개인적인 정리를 넘어서, 사랑을 사회적 의미로 환원한 사례로 남았습니다.
왜 읽어야 할까?
이 책은 단순한 연애담이나 패션 전기가 아닙니다
1. 사랑과 상실의 기록
-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을까?
-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입니다.
2. 불완전한 인간을 끝까지 껴안는 사랑
- 화려한 천재 뒤에는 언제나 약점이 있었지만, 베르제는 그것까지 받아들였습니다.
- 그래서 이 책은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위로가 됩니다.
3. 사회적 증언
- 동성 커플로서 끝까지 함께한 기록은 단순한 사적 고백을 넘어,
시대를 증언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 오늘날 다양성과 인권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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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면, 단순히 “위대한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는 일의 무게와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됩니다.
또, 우리도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가슴을 울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