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나름 다정한 ISTP 남자의 분노 삭히기 대작전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가만~있어~보오~자♬지금~이거 화~낼상황인건지?~♪"

사실 ISTP 성향의 인간이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배려 없는 것들로 가득한 현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피로함의 연속입니다. 필연적으로 화가나는 상황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막상그런 상황들과 맞닥뜨리면 바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이거 어디서부터 어디가 문제지?"하면서 차분히 상황을 진단하기 시작합니다. 참 피곤하죠?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그냥 차라리 그자리에서 바로 "야 이 &*#$%!야"하면서 버럭 화내버리고 깔끔하게 끝내버리면 정신건강에 더 좋을텐데 말이죠.ㅎㅎ 대한민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40대 남성으로, 그러면서 두 아이의 아빠로 살면서 화가 치솟을 만한 상황은 언제나 튀어나올 준비를 하며 몸을 풀고 있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재밌는 점은, 비록 세간의 평가와는 좀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서도 저 스스로는 본인이 꽤나 다정한 성격이라 자부하기 때문에,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간혹 한번씩 큰소리를 지른 후에는 그날밤 침대에 누워 “아....그때 왜그랬지?”하면서 스스로에게앞서 화낼 당시 보다 더욱 높은 톤으로 꾸짖는다는 것입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오늘은 제 13회차 MBTI 이벤트'MBTI 유형별 화났을때 대처법'이라는 주제에 맞게 ISTP성향인 저만의 '화 다스리기' 방식을 정리해서 여러분께 아뢰고자 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이건 따끈따끈 바로 어제 저녁에 벌어진 일입니다. 마침 우리집에 얹혀살고 있는 OO어린이가 저녁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넣는지 먹는둥 마는둥 하더니 돌연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치즈크림 맛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이 재밌고 귀여우면서 착한 어린이야! 브라우니는 밥 다먹고 디저트로 먹으면 되지않겠니?"라고 신사적으로 대했더니 급기야 반찬을 식탁에 던지기까지 하더라구요. ( 브라우니 PPL 아님 주의)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오! 오은영 신이시여!!'당신의 가르침 대로 그저 신사적으로만 대하면 버릇없는 망나니를 양성할 뿐인가요? 오은영선생님에 대한 불신감이 +1되면서 사랑의 회초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제 마음속에서는 확연히 화의 에너지가 응축되고 있는 것이느껴졌어요. 하지만 ISTP모드 발동~~ 또 머리속에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여기서 화내면 이류다. 힘들때 웃는게 진정한 일류다!ㅋㅋ순간적으로 깊은 숨을 속으로 내쉬며 식탁을 정돈하기 시작했지요. 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화가 나면 눈앞의 물건을 정리정돈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여튼ISTP성향 특유의 문제 분석 습성이 그렇게 발현되고 있었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주변의 카오스상태를 정리하면, 머릿속의 혼란도 이내 정리되어 가라앉습니다. 물컵, 반찬그릇, 바닥에 떨어진 반찬, 젓가락, 접시들까지 모든것들이 그게 있어야만 했던 각자의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러고 나면 저 또한 내면의 평화를 되찾게 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화를 차분히 다스리고 이 사건은 그냥 이렇게 마무리 해버렸습니다. "이 재밌고 유쾌한 어린이야! 그럼 반찬으로 리얼브라우니 많이 잡수세요. 대신 밥남기면 벌금형!!" 벌금 내기 싫은지 밥은 다 먹더라구요. 딱히 재산도 별로 없는게~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또 한편 ISTP는 대개 감정을 말로 꺼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앞서 예로 말씀드린 그 ‘과자사건’의 그친구 초범이 아니라 아주 숭악한 상습범인데요, 지난번에 발생한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날의 사건은 저녁 먹기 전에 벌어졌지요. 그 당시는 어떤 과자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밥을 안드시고 과자를 잡수시겠다는 겁니다. 다른 부모님들도 처음부터 화를 내는 분은 거의 안계시죠?화가 응축되어 폭발하는 겁니다.저도 처음엔 젠틀하게 대했지만 소용이 없었지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하지만 저는 화를 폭발시키기 전에 한번 더 마음속으로 말할 내용을 정리하고~화를 억누른 후에~"지금은 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야.지금 째째하게 과자 눈꼽만큼만 먹을래? 아니면 밥 다 먹고 당당하게 과자 배터지게 먹을래? 선택하삼~"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면 저의 통제에 의한 억압감은 줄어들게 되고, 아이의 자율성도 존중되니 일석이조입니다. 또 이 경우 밥먹고 과자를 먹으면요 배가 불러서 어차피 배터지게 단 것을 못먹으니 일석삼조라 하겠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ㅎㅎ우리 ISTP들에게 '선택'은 특별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무언가 강요하면 상황이 더 악화되지만, 선택권을 부여하면 알아서 자연히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름이 가득히 불이 활활 타는 프라이팬을 진화하기 위해 그위에 물을 부어 대폭발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고, 가스불을 줄여 자연스럽게 진화시켜 해결하는 방법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ISTP인 제가 화를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급할수록 기다리고 돌아가세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친구놈들과 만날 때는 이렇습니다. 주말에 오랜만에 보기로 한 친구들 모임에 한 친구가 약속시간을 안지켰어요. 왜 늦어선 안되냐면요 나름 계모임이라서 친구들 전원이 모두 모여야 의사진행을 할 수 있거든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짜증이 좀 났습니다. 이런 경우 저도 어릴때에는 제 MBTI 성향하고 별 관계없이 입에 가시가 있는 아주~ 예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첨에는 속으로 분노를 삼키다가 갑자기 날카롭게 비수를 던지곤 했었어요. "너 그렇게 시간 약속 그렇게 안지키면 나중에 사회나가서 도태 잉여인간된다?" 이런 급발진같은 악담이 술자리 분위기를 순식간에 망쳐놓곤 했었어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이번에 벌어진 그 친구의 지각사태에 대응해서 지금의 저는 성장한 어른이기 때문에 먼저 카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괜찮다 친구야, 천천히 조심해서 오고, 내일 와도 상관없다~ 대신 오늘 오면 2차는 니가 산다." 적당한 우스갯소리 농담을 섞어서 은근한 압박을 합니다 ㅋㅋ. ISTP답게 실용적인 접근을 하는거지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규칙이 전혀 없으면 세상은 불편하고 혼란해지고, 그렇다고 감정적 대응만 남기면 서로가 지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저는 화가날 때, 가벼운 농담을 선택합니다. 순간적으로 끓어오른 분노는 가벼운 유머를 만나면 화력이 좀 줄어들잖아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아내와의 화에 관한 에피소드는 조금 섬세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느 저녁, 제가 며칠전부터 분명히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싶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아내는 기름튀고 냄새나고 싫다면서 가볍게 있는 반찬으로 먹자고 하는겁니다. 분명히 어제까지는 고기 구워먹기로 약속했었거든요. 이럴 때 과거의 저라면 "그럼 당신은 그거 먹고, 나는 삼겹살 먹을게"라며 토라져서 각자도생 개인플레이 모드로 들어갔을 겁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그날도 이미 삔또상한 감정의 화살은 활시위를 벗어난지 오래였지만, 중간에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나 오늘은 단백질을 좀 섭취하고 싶어. 대신 환기시키고 청소하고 페브리즈 잘 뿌릴게ㅠㅠ." 이렇게 굴욕적 저자세의 기술을 배워서 써먹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는 일단 합리적 거래에 능하다고 하지요? 감정의 거래도 예외는 아닙니다. 진심의 공격성을 다 내보이지는 않고, 그래도 서로의 욕구를 부분적으로는 솔직하게 드러내 합의에 도달하는 방식, 10년 이상의 결혼 생활을 통해 배운건 다정함이란 결국 '상대방의 감정도 내 감정만큼 중요시하고 존중하는 태도'임을 깨달았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화를 다루는 저만의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몸을 먼저 움직이는 것'입니다. 집안 거실을 한 바퀴 돌아다니거나, 아이 책상에 떨어진 지우개 똥을 치우거나, 뜬금없이 황사로 더러워진 베란다 창문을 닦는다던가.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몸을 바쁘게 움직이면요 열나던 머리도 자연스럽게 식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딴짓하면서 속으로 반드시 속으로 먼저 여러번 시뮬레이션해서 말해보고 실제로 입밖에 냅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지금 당장 욕하고 소리치고 싶은거 아는데, 그렇게 하면 너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거야.' 이런 생각을 거친 후 입밖으로 나오는 말은, 분노의 게이지가 많이 다운된 버전으로 나옵니다. ISTP 성향인 사람들의 특성인 실용적인, 간결한, 그리고 조용한 다정함이 바로 이런 곳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가끔 이런 저만의 방식때문에 발생하는 웃긴 순간도 있습니다. 어느 날은 분노를 다스려보려 딴짓으로 스쿼트를 하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화가 났습니다. 몸이 힘드니까 더 짜증나는 거에요. 그래서 짜증내면서 계속하고 있는데 아이가 "아빠, 왜 스쿼트 계속해?"라고 묻자 이거 왜하고 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겁니다.ㅋㅋ 화났던 본질을 잊어버렸지 머에요.. "어? 아빠...아빠 애플힙 만들려고!!ㅎㅎㅎ" 그날 저녁 우리집에 화내는 사람은 없어지고 그저 웃음소리만이 집안에 가득찼습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성향인 저는 화가 날 때면, 먼저 주변의 혼란스러운 것들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적 여유를 만듭니다. 딴짓으로 몸을 움직여 마음의 열기를 식힙니다. 그다음 간결하고 명확한, 그렇다고 너무 가시 돋힌 언어가 아닌 문장으로 제 마음의 상태를 상대에게 전달 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이런 태도는 상대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고, 유머 한스푼 더해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아울러 가족에게는 다정함을, 친구에게는 모나지 않은 타협점을, 그리고 저 자신에게 있어서는 실용적인 휴식의 순간을 선물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무엇보다 저는 화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완전히 삭히려 들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 감정을 활용해서 좀 더 긍적적인 결과를 내보려 합니다. 장도리는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목수에게는 가장 믿음직한 도구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대못을 박을 수도, 또 한편으로 박힌 못을 빼내 줄 수도 있지요. ISTP의 화를 다스리는 방식도 그렇게 작용합니다.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순간적으로 뜨거워진 화를 마음 안에서 미리 다스려두면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을겁니다. 화가 나면 잠시 거기서 멈춰서 마음을 정리하고, 숨을 고르며 시간을 벌고, 몸을 움직여 딴짓하며 분노를 냉각시키고, 간결하게 말하고, 유머를 첨가해서 가벼운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하면 화난 마음의 칼날이 내 가족을 찌르지 않고, 친구를 베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협하지 않으니, 서로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장도리같은 공구가 되겠지요. 

 

ISTP인 나! 화가 날 땐 어떻게 할까요?

 

내일 또다시 화나는 일은 생길테지만 그래도 저는 다정함을 잃지 않은 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 편안하게 지낼 것입니다. ISTP적인 방식으로,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화를 다스려가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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