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정한 ISTP입니다...만?"
안녕하세요! 저는 흔히 ‘무뚝뚝하다’고 알려진 ISTP에요. MBTI중 ISTP 유형만 보면 “차가워 보인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할 것 같다”, “감정엔 관심 없을 것 같다”는 말들을 많이 듣죠. 하지만 사실 저는 꽤나 다정한 사람이에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 평범한 여자에용. 회사에서도 일 잘하고, 집에서는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안에는 늘 ISTP 본능이 숨 쉬고 있어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말을 돌려 하지 않고, 감정보다 현실에 집중하는 그 본능이요. 이 본능이 튀어나올 때마다, 저는 제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사곤 해요.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차갑게 보였나?’ ‘이 말은 하지 말걸...’ 하고 뒤늦게 반성하게 되죠.
📌 ISTP의 단점, 저는 이렇게 경험하고 있어요.
1.감정 눈치 레이더, 고장 난 듯?
예전 회사에서 팀원 중 한 분이 계속 말수가 줄고 표정이 어두웠어요. 저는 “업무가 많아서 피곤한가 보네~” 하고 넘어갔죠. 며칠 뒤에야 그분이 큰 스트레스로 병가를 낸 걸 알게 됐고, 다른 동료가 “그동안 힘들다는 눈치를 못 챘냐”고 저에게 말했을 때, 진심으로 당황했어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ISTP인 저는 누군가의 감정 변화를 관찰은 해도 해석을 못한다는 걸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너무 느려서, 뒤늦게 후회할 때가 많아요.
2. 마음은 100번 움직여도, 말은 1번 나간다
남편이나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때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지금 말하면 좀 오그라들지 않을까?’ ‘이런 거 꼭 말로 해야 아나?’ 하면서 망설이다가,
결국 ‘밥 잘 먹었어?’ 같은 실용적인 말로 대신해버리는 거죠. 특히 아이에게 “오늘 고생했어, 정말 대견해”라고 말하고 싶은데, “잘했네~” 한마디로 축소해 버릴 때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표현을 안 해서 아이가 잘 느끼지 못하진 않을까, 걱정도 돼요. 이게 ISTP의 현실적인 단점이에요. 감정은 마음속에 가득한데, 표현 방식이 너무 도구적이고 직설적이라 상대에게 닿기 어려워요.
3. 공감보다 해결이 먼저
남편과 싸울 때 자주 나오는 패턴이 있어요. 그가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면, 저는 바로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라고 말해요. 그러면 남편은 “난 지금 해결책을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들어줬으면 해”라고 하죠. 그럴 때마다 ‘왜 말할 기회를 주면서 해결을 원하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하지만 요즘은 알아요. ISTP인 저처럼 문제 중심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감정 중심으로 사고하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걸요. 가끔은 해결책보다, 그냥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한마디가 더 필요한 거예요.
4. 공감은 느끼지만, 표현은 딜레이
예전에 회사에서 누가 실수를 했을 때, 다들 위로하는 분위기였어요. 저는 조용히 있었고, 나중에 슬쩍 “괜찮아요, 다음엔 잘하면 되죠”라고 말했는데, 그게 너무 쿨하게 들려서 상대가 상처받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어요. 저는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정말로요. 근데 그 타이밍에 감정적 반응을 끌어내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냥 그 자리를 피하고 싶고, 조용히 잊고 싶은 게 제 반응이에요. 이게 ISTP의 또 다른 단점이에요. 공감을 못하는 게 아니라, 공감의 속도가 느리고 표현력이 부족한 거죠.
5. 감정적 대화는 체력 소모 MAX
진지한 감정 대화를 할 때마다 저는 체력이 바닥나요. 남편이 하루 있었던 감정적 이슈를 풀어놓으면, 저는 5분쯤 듣다가 머릿속이 하얘져요. '이 대화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과 싸우며 고개는 끄덕이지만, 내면은 이미 로그아웃. 이런 상황에서 상대가 “잘 듣고 있어?”라고 물으면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해서 “응응, 듣고 있었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반쯤 놓친 상태예요. 감정 대화는 정말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과제예요. 특히 ISTP에게는 ‘공감이 필요한 관계 유지’라는 숙제를 꾸준히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감정 소통이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 ISTP, 감정엔 느리지만 사랑은 깊어요
저는 ISTP로서 실용적이고, 솔직하고,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특성은 문제 해결이나 위기 대응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하죠. 하지만, 감정 표현의 부족, 감정 눈치의 느림, 공감 대화에 대한 어려움은 분명 ISTP로서 갖는 대표적인 단점이에요.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그 단점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더라고요. 그래도 전 노력 중이에요. 표현하지 않아도 사랑은 있다…는 말은 이제 안 믿기로 했어요. ‘사랑은 표현해야 전해진다’는 진리를 조금씩 깨닫고 실천 중입니다. 요즘은 하루 한 번,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하려고 노력하고, 아이에게는 꼭 눈을 마주치고 칭찬해주고, 회사에서는 감정보다 공감 먼저 꺼내려고 애쓰고 있어요.
📌 그렇게 느리지만, 내 방식대로 ISTP의 단점을 극복하고 사랑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바로~~이렇게요!!
요즘은 감정 표현을 "기술처럼" 배우고 있어요. 그동안은 마음만 있으면 다 전해질 거라 믿었지만, 이제는 아니란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어색해도 한마디 하자’, ‘표정으로도 따뜻함을 보여주자’고 매일 스스로를 리마인드합니다. 생각보다 그런 작은 시도가 큰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남편이 피곤해 보이면 예전엔 "좀 쉬어" 한마디가 끝이었지만, 요즘은 "오늘 하루 고생 많았지? 내가 아이 잘 볼 테니까 좀 누워있어"라고 말해요. 단어 몇 개 바뀐 건데, 그걸로 남편 표정이 확 풀어지는 걸 보면, 아, 감정이라는 건 정말 말과 표현으로 살아나는 거구나 느낍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시도 중이에요. 예전에는 "다 했어? 알겠어" 식의 대화가 많았다면, 지금은 "와, 그걸 혼자 다 했구나!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처럼 감정 중심의 피드백을 하려고 해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아이 눈이 반짝이는 걸 보면 제가 더 힘이 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동료가 실수했을 때, 예전엔 조용히 넘어갔거나 실용적인 조언만 던졌다면, 지금은 "많이 놀랐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서 알아요" 같은 말부터 해보려고 해요.
사람들은 해결보다, ‘공감의 기초’를 먼저 원한다는 걸 이제야 이해하고 있어요. 물론 여전히 감정의 속도를 따라가는 게 어렵긴 해요. 대화 중간에 멍해지기도 하고, 감정적인 리액션을 요구받을 땐 당황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 나의 속도일 뿐’이라고 다독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그 속도를 조절해가는 중이에요.
감정이란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라는 걸 요즘 많이 느껴요. 저는 그 다리를 너무 늦게 건너가려 했던 것 같아요.이젠 그 다리를 좀 더 자주, 더 가까이 건너가 보려 해요.
무표정했던 내 얼굴에도 조금씩 미소가 늘고 있고, 짧았던 내 말에도 따뜻한 단어들이 조금씩 섞이고 있어요.
저는 여전히 무뚝뚝한 ISTP입니다. 하지만 다정함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라고 믿게 됐어요. 오늘도 어설프지만 진심 담긴 한마디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천천히, 그리고 깊게 닿고 싶은 ISTP랍니다.
단점은 나를 설명해주는 한가지 요소일 뿐, 내가 멈춰야 할 이유는 아니니까요. ISTP로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더 따뜻하고 유연한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감정 ON 버튼의 위치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