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 있는 걸 즐기는 isfp입니다.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괜찮고 아직 불판에 고기만 안 구워 먹어봤지 혼밥, 혼술 뭐든 혼자가 좋습니다. 쇼핑도 혼자 하는 게 편하고 좋아요. 집에서는 느낌이 안 살아서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니다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랑은 전형적인 E예요. 외로움을 잘 타고 혼자 하는 걸 어려워해요. 퇴근했을 때 불 꺼진 집은 들어가기 싫어하고 꼭 내가 밥 하면서 보글보글 찌개 끓이는 냄새가 있어야 한대요. 전화도 넘 자주하고 통화도 길게 하고 싶어해서 넘 귀찮아요;; 쇼핑도 혼자 못 하고, 지하철이나 대중교통도 혼자 타는 걸 싫어합니다. 이런 부분은 E라서 좀 의외이긴 한데 사람들이 본인만 쳐다보는 것 같다나 뭐래나,, 지가 연예인인줄 알아요.
그래서 전 좀 괴롭습니다. 항상 끼고 다니려고 하니 전 피곤하고 귀찮습니다. 주말엔 집돌이 삼식이가 되어 이불밖으론 나가지도 않고,, 쫓아내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어 제가 탈출합니다. 평소에도 신랑에게 전화가 오면 바쁜 척을 하거나 내가 지금 어디에서 뭘 하는지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말이 많아져서 통화가 길어져서리,,,
다른 거짓말은 그닥 안하거나 누구에게든 할 거짓말도 없는데 신랑에게는 주로 이런 거짓말을 합니다. 한동안은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거짓말을 하나 싶어서 놀고 있다, 누워 있다, 커피 마시러 나왔다, 운동하러 나왔다, 시끄럽다 전화 끊어라,,, 다 얘기해봤지만 원망만 들었어요. 프리랜서로 주문제작을 하는 저는 꾸준히 출퇴근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을 조정하면서 제 여유 시간을 만드는데, 신랑은 자신은 일하는 중인데 제가 놀고 먹는다고 되게 억울해해요. 그래서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두부찌개 바글바글 끓여서 밥 짓는 냄새랑 함께 퇴근하는 신랑을 맞이할 생각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고,, 거짓말이 편한 일은 거짓말 하고,, 그렇게 한동안 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