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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여전히 튀어나오는 식이장애 증상이 있습니다.
폭식과 굶음의 반복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식이장애는 제 곁을 떠나지 않네요.
아니면 제가 식이장애라는 병을 버리지 못하는걸까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어요.
살이 쪄본 적이 없었어요.
어릴적부터 활동량이 많아서 말랐고
먹는 것도 잘 조절할 수 있었죠.
사실 먹고싶다는 생각이 잘 안들었어요.
음식에 대한 집착이 없었거든요.
친구들이 옆에서 폭식하는걸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폭식하고 아 나 살쪘어 살뺄래 라고 할땐
남의 이야기인줄만 알았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대학교 같은과 동기 남자애랑 CC를 하게 되었어요.
그 전부터 남자친구는 쭉 있었지만
제 몸매에 대한 지적이나 놀림을 받은적은 없었어요.
그 당시 대학 CC했던 그 남자애랑 사귀고나서
서로 입맛이 비슷해서 처음에 배달도 시켜먹고 외식도 하고
거의 매일매일을 사먹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행복했죠. 이렇게 남자친구랑 행복하게 음식을 먹다니..
시간이 지나면서 먹는게 너무 비슷하다보니 먹는걸로 싸우게 되더라구요.
저는 원래 음식에 집착이 없었는데요.
남자친구랑 식당을 갔을 때 좋아하는 음식이 서로 같으니까
먹을 때 남자친구가 흡입을 하면서 먹더라고요.
제가 먹는 양까지요.
처음에는 그래.. 어차피 많이먹어봤자 소화도 안되는데
그냥 먹게 놔두자..했거든요.
근데 다른 날도 양보 없이 제 먹는 음식까지 다 먹는겁니다.
계속 참았어요.
배고팠나보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더 먹는다는데 그게 아깝다니..
참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한 날 뷔페가서도 제가 퍼온거까지 다먹고 니가 좀 퍼와 이러길래
그거보고 화가 나서 따졌더니
그럼 니가 빨리 먹으면 되지않냐 이러면서 되려 화내더라고요.
그러면서 항상 돈은 절반 해서 계산하더라구요.
그 뒤로 저는 음식을 빨리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빨리 안먹으면 저는 먹는 것 없이 돈만 내야되는 상황이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허겁지겁 먹었고 먹다보니 배가 안차는 상황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꾸역꾸역 다른 음식을 찾았고
결국 그게 폭식으로 이어졌습니다.
폭식을 하다가 소화가 되지않아서 체하기도 했지만
폭식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었나봐요.
계속 제 뇌는 음식을 찾고있었고 제 손은 음식을 입으로 넣고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인생에 있어서 역대급 몸무게를 찍게 되었죠.
살면서 그런 몸무게는 처음이더라고요.
결국 몸매는 보기싫게 뚱뚱해지고
몸은 몸대로 무거워지고 숨은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 변한 외모에 시비걸기 바빴고
다른 여자들과 비교하기 바빴습니다.
헤어질 수 있었는데 헤어지지 못했어요.
그 당시 너무 어렸고 남자친구가 다른여자와 비교하는게 당연하다고 느꼈으니까요.
결국 폭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날에는
입에 손을 집어넣고 억지로 토를 했습니다.
거울을 보니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왜이렇게까지 망가졌나 싶고..
어쩌다가 이렇게 둔해진 몸을 가지게 되었나 싶고
사람이 미쳐버린다는게 이런 때에 쓰는 말인가 싶었어요.
결국 저는 굶기로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조절하지 못한 다음 날은 무조건 굶자.
스스로 세뇌시켰습니다.
거울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너가 먹을 자격이 있어?
너같은 애는 먹으면 안돼. 그냥 굶어.
너가 자꾸 먹으니까 주변사람들이 널 싫어하는거야
굶으면 이뻐질거야.
폭식과 굶음을 반복했던 저는... 몸이 망가졌어요.
위염을 달고 살았고 탈모도 생겼습니다.
결국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악순환의 반복이었죠.
이런 악순환의 반복 속에서 저도 살고 싶었나봅니다.
가스라이팅 했었던 남자친구와 힘들게 정리를 했고
혼자 살면서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살도 건강하게 뺴려고 운동도 했고
폭식하고 싶을 때마다 헤어진 남자친구 생각을 하며 독하게 참아냈습니다.
결국 다이어트도 성공했고 몸도 어느정도 회복은 되었어요.
회복하고 사회생활 열심히 하면서 건강하게 살자 다짐했는데..
그 회복도 잠시였던거죠.
사회생활 하면서 스트레스 받은걸 해소하지 못하다보니
이 악몽들이 다시 시작되더라고요.
여전히 지금도 폭식과 굶음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살은 날이 갈수록 무서운 속도로 붙어가고
몸은 보기 싫게 변해가고 고지혈증 복부비만 등등 안좋은 병들이
몸에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네요.
거울보면서 죄책감에 눈물이 흐르고
나는 또 왜이렇게 의지가 약해진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그만 먹어야해 먹지마 먹으면 집에있는 옷 다버릴거야.
혼자 세뇌시키면서 굶어요.
제 변해버린 모습을 보고 죄책감이 들어서 굶어요.
굶고 체중 조금 줄어들었다 싶으면 또 폭식으로 반복이 돼요.
여기서 문제는 굶었다가 폭식한거라 속이 너무 안좋아요.
속이 안좋아서 결국은 다 게워내야 속이 편해집니다.
이러다 보니 식도염까지 오게 되더라구요.
한번 몸에 배었던 나의 악몽들과 이별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너 당장 이거 먹어
이거 입에 넣지않으면 난 네 지인들에게 화를 낼거야.
오늘 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난 하루종일 네 기분을 괴롭힐거야.
뇌에서 조종하는 것 같아요.
저는 여전히 폭식과 굶음의 연속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오래전 제 몸에 들어온 악몽들과 이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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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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