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루잠
달달님의 속상함이 느껴지네요. 저도 아부지가 고집쟁이셔서 속상할 때가 많아요. 저도 몇 달 전에 반 협박해서 아부지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그때 우리 아부지가 겁이 많아지셨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픈건 맞는데 당장 내일 죽을만큼은 아니니 내가 어디가 안좋은지, 내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를 하루라도 더 늦게 알고 싶은 마음이셨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모르면 몰랐지 오늘 의사 입으로 어디가 안좋습니다. 약 드셔야 해요, 혹은 수술하셔야 해요, 이런 말은 최대한 늦게 듣고 싶으신거죠. 병원가면 여기저기 쑤셔대고 찔러대는 것도 싫고 두렵구요. 돈은 좀 많이 드나요, 시간은 또 얼마나 잡아먹게요. 병원 다니기 시작하면 나 고생, 자식 고생.. 그런거 생각하면 그냥 회피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내 가족이 어디 아프다는 말도 듣기 무서우니 그냥 안들으려고 하시는 것 같구요. 굉장히 비합리적인 사고인 것 맞아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언제나 합리적으로만 흘러가나요. 그게 내 일이 되고 내 가족 일이 되었을 때는 더 그렇겠지요. 달달님의 속상하신 마음 너무 이해되고 공감도 됩니다. 그래도 아부지 너무 미워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미운 마음이 결국 돌고돌아 나에게로 돌아와서 내가 괴로울 때도 많더라구요. 아부지께서 얼른 마음 돌리셔서 꼭 병원 가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