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죄책감이 들어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한테 많이 혼나며 자랐습니다.

혼났던건 물론 제가 잘못해서 혼난것이였어요.

어릴적 레고를 가지고놀았던 저는, 레고를 모르고 삼키는 위험한 일을 벌이고 말았어요. 

엄마는 그런 저에게 다급하게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셨죠.

엄청나게 꾸중을 들었던 저는 엄마가 속으로 너무너무 미웠습니다.

엄마가 저를 걱정해주는게 아니고 그냥 잘못된 행동만 보고 혼내는것으로만 생각이 됐었거든요.

그러다 중학생이 되었어요. 저는 좋지못한길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늦게들어가거나, 학교를 안가는 행동을 반복해서 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저희 집이였지만 저희 엄만 저에게 남들한테 뒤처지지않게 좋은옷을 입히고 좋은것만 먹이셨습니다. 

하지만 그때당시 주변 친구들은 더 좋은옷 좋은 핸드폰을 가지고있었고, 저는 그게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왜 다른애들은 이거 입고 쓰는데

난 고작 이거냐고 불평불만을 했었네요.....

어쩌면 저는 엄마한테 반항하고싶은 마음이 있었나봐요.

그때도 사실 알고는 있었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엄마가 얼마나 속상하고 힘들지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엄마말을 듣지않고 불만을 말하고 반항하기 바빴습니다. 

엄마께서는 그럴때마다 친구들을 못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 갇혀살아야했고 더욱더 반항심이 커져만 갔습니다...

고등학교도 친구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가고싶었는데..

엄마는 친구들이랑 절대 만나면 안된다고하시며,

친구가 하나도 없는 학교로 보내셨습니다.

그때 엄마랑 갈등이 더 심해진거 같아요.. 

학교생활이 순탄치않을때마다 엄마한테 화를 냈어요.

엄마때문에 내 고등학교 생활 망쳤다고.

그냥 날 좀 내버려두면 안되겠냐고 화를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엄마몸에 어느순간 하나둘씩 병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저때문에 많이 힘드셨던 엄마는 신경성으로 머리에 혹이 생기셨어요...

그걸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약에 학창시절때 엄마한테 잘해드렸다면

엄마는 건강했을까요? 

지금은 당뇨도 겹쳐서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합병증으로 눈에 비문증까지 오고 스트레스와 면역력저하로 잇몸에 염증이 나셨습니다.

3일전에 잇몸 수술을 2차로 받으셨습니다.

엄마 입안에 실밥이 많은걸 보고 마음이 너무 찢어지게 아파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엄마한테는 화를 내고있었습니다.

왜 몸관리 제대로안하냐고 피곤하면 쉬지 왜자꾸 이래저래 일하냐고.

제대로된, 제 진심은 마음속 멀리로 숨어버리고

엄마한테 학창시절때처럼 반대로 화를 내고있었습니다.

 

이제와서...저에게 너무 소중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인데,

이렇게 점점 작아지고 아파하시는걸 지켜보니 속이 타들어만 갑니다.

어릴때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엄격한 어머니였는데

지금은 세상에서 저에게 제일 소중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입니다....

왜 어릴때는 그걸 몰랐던걸까 이제와서 깨달은게 다행이라고 해야하는건가.

어릴적에 모르고한 행동들이 이렇게 큰 죄책감으로 돌아오고 이제야 벌받는건가.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과거로 되돌리고 싶을 뿐입니다.

제가 제인생만 짓밟은게 아니라 엄마의 인생도 짓밟은거같아서... 너무 죄책감이 듭니다.

이제라도 잘해드리면 된다고,

더 늦기전에 엄마옆을 지키자고 생각은 하지만,

저는 그게 마음처럼 되지가 않네요.

애교없고 무뚝뚝한 딸이라 너무 죄송하기만 합니다.

엄마는 저보고 이제라도 정신차려서 행복하다고 하시네요.

돈 열심히모으고 착실하게 직장다니는걸로 됐다,

난 너가 지금 행복하기만 하면된다고,

너무 일에 찌들어서 살지말라고 힘들어도 나중에 좋은일올거라고 너무 엄마 걱정하지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왜 그말이 너무 아플까요?

어머니께 죄책감이 들고 제 자신이 너무 미워집니다.

친정을 2주에 한번정도 오고있는데

맨날 화만내게되고 잔소리만 하고

엄마얼굴보며 사랑해 엄마. 라고 말한마디 못하네요. 

엄마는 과거 신경쓰지말라고 지금이라도 잘하면 된다고

하시지만 엄마가 편찮으신걸 볼때마다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지고 과거 시절의 나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겠습니다. 

지금도 이글을 쓰면서 눈물이 펑펑 납니다....

엄마한테 이제라도 제대로된 효도를 하고싶은데

도대체 어떻게해야 제대로된 효도일까요?

 

 

 

어떻게하면 이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효도를 할수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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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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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향기
    엄마 머리에 혹이 생긴건 다우니향기님 때문이 아니에요.
    자책하지 말아요.
    지금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을 따뜻한 말한마디로 조금씩 표현해보세요,
    엄마랑 맛난것도 먹으러 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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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들꽃향기님 이렇게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요새들어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라도 엄마께 맛있는거 많이 사드리고 옆에 자주 있어줘야겠어요.. 표현하는게 어렵지만 한번 해볼게요
      이제는 다신 후회할일 만들고싶지않네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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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향기
      처음이 어렵지 한두번 해보다보면 괜찮을꺼에요.
      저는 엄마랑 통화하고 종료할때 엄마사랑해하고 끊어요.
      엄마도 우리딸 사랑혀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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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저는 카톡으로는 사랑해라고 할수있는데
      이상하게 전화나, 엄마 눈마주보고는 사랑한다고하기기 힘들더라고요..
      용기내서 한번 해볼게요. 전화로 먼저 해보도록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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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싫다
    ㅠㅠ글보면서 저도 엄마 생각 많이 나네요.
    엄마의 마음은 다 같은가봐요.너가 행복하면 됬다고 저희엄마도 그런 말씀 많이하세요.
    너가 건강하면 그게 효도라고ㅠㅠ 나이가 들으셔서 몸 성치 않으신데 항상 제 걱정 먼저 해주시더라구요ㅠ
    정말 소중한 엄마인데 사랑한다고 얘기가 안나오고 오히려 화만 내는 나쁜딸입니다ㅠ
    아이였을때는  엄마가 이거하지마라 안된다 말 많이 들어서 서운하셨을거에요.
    근데  그 아이가 어른이 되면 엄마에게 이거하지마라 안된다고 얘기한데요.
    제가 엄마가 되보니 느끼는건데 제 아이에게 좋은것만 해주고싶고 ,다치는 모습이 안쓰럽고 내가 대신 아프고 싶다는 생각이 급하니까 걱정이 화로 표출된다는걸요.
    엄마도 처음이라서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를 한거라고 지금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고 마음이 아파요.ㅠ
    
    다우니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세요 그리고 낯간지럽겠지만 사랑한다고 내엄마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표현 먼저해보세요.
    저도 서툴지만 노력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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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저는 아직엄마가 안되어봐서 엄마의 마음을 다 이해할순 없겠지만
      여름님 글보고 또많은생각을 하게되네요. 
      걱정이 화로 표출되는게... 그게 이해가 될것같기도해요.
      저는 그걸 되게 늦게 깨달은거구요.. 
      엄마는 너만 행복하면된다구하시는데 자식마음에서는 그게 아니더라구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 그랬던건데 저는 그걸 숨막혀하기만 했더라구요.
      지금이라도 늦지않았다구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이 댓글보고 지금 엄마 한번 안아줬어요ㅠㅠ 표현하는게 너무 힘든저인데 이제라두 해보려구요..
      또 눈물이 날거같아요ㅠㅠㅠ 저이렇게 감정적인 사람이였나ㅠㅠ
      여름님두 어머니께 후회없이 잘해드리세요. 저도 화만내는 나쁜딸이여요ㅠ
      감정표현하는게 서툴지만 저도 더 늦기전에 노력해보려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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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얀님
    다우니향기님 엄마는 전혀 그런 생각 안하실거예요.
    애들 커가는 모습을 보니 우리 엄마가 그때 어떤 마음으로 잔소리 하셨는지 알겠더라구요.
    저 역시 그 시기에는 엄마한테 반항하는 딸이었네요.
    엄마만 생각하면 찡하고 고생하시는 모습이 안타깝고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잔소리를 하게 되지만
    엄마도 다우니향기님 마음 아실거예요.  엄마한테 자주 전화 드리고 애교도 부리고 투정도 부리고
    그게 전 좋더구요. 맛있는거 있으면 엄마 생각나서 보내드리고 소소하게 챙겨드리면 좋다고 생각드네요.  
    엄마는 내딸이 잘 사는 것만으로 행복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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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희얀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뭔가 위로가 됩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없어서 엄마가 그때시절 저에게 왜그랬었나 다는 이해가 가지않아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더 알게되겠지만...
      반항하는 딸이여서 더 미안하고 죄책감들고 아침부터 눈물이 나더라구요.
      저에겐 엄마가 우람하고 무섭고 커보이기만 했는데
      제가 성인이되고나니 엄마는 한없이 작고 고생하시는 모습보면서..
      왜 어릴땐 그걸 몰랐던걸까 글쓰면서 후회도되고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이젠 맛있는거 먹으면 엄마 생각이나요.
      엄마께서 당이 있으셔서 달달한것은 못사드리지만...
      이제라도 건강식 자주 챙겨드리려구합니다. 
      희얀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큰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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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소리
    저도 엄청 무뚝뚝한 딸이예요.
    몇해전 엄마가 뇌수술 하셨는데...
    정말 그때는 돌아가시는줄 알고 덜컥했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나간 나쁜 기억들은 제껴두고 
    지금 하시는거 처럼 자주 찾아뵙고... 
    함께 시간 보내주시면~~~
    엄마가 다 아실꺼여요.
    남은 시간 아깝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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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니향기
      작성자
      저도 무뚝뚝해요... 표현을 잘 못하네요.
      저희어머니는 혹이 더 커지면 수술을 해야하는데
      수술하는게 위험해서 아직 보류중이네요.
      그래서그런가 엄마한테 더 미안해지고
      나쁜기억들때문에 혼자 힘드네요.
      저때문인거같아서 마음이 복잡해요.
      후회해봤자 소용없으니.. 이제라도 잘해드려야죠.
      있을때 잘하라는말 항상 생각하려구요..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