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변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요

저희 아버지는 21년간 가정폭력을 일삼으셨습니다

폭행은 간헐적이었지만, 폭언과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 행동은 일상이었습니다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일과 육아는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었고, 자식 교육에는 무관심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최근 들어 갑자기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밥은 먹었냐고 묻거나, 빵을 사다 주시며 먹으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변화가 불편하고 짜증스럽습니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분이 왜 이제 와서 이런 행동을 하시는 걸까요?

 

제가 친절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아버지는 다시 고함을 지르며

예전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십니다

 

저는 이제 성인이 되었고,

더 이상 물리적으로 제어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그 행동은 저를 힘들게 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다정한 아버지로 포장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행동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은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이미지 회복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현재 학생이라 독립이 쉽지 않지만,

주말 알바를 하며 고시텔이라도 얻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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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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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안녕하세요.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용기 있게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겪고 계신 감정과 어려움은 매우 복잡하고 깊은 상처를 동반하는 일임을 이해합니다😞
     몇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세요
    아버지의 변화에 대해 혼란스럽고 짜증이 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세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일기 쓰기, 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상담사와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과거 폭력적인 행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항상 주의하세요. 만약 위험하다고 느껴지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계와 거리 유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감정적, 신체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버지의 행동이 반복될 경우,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거리에서 대하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미래 계획 세우기
    현재 학생이시고 독립이 쉽지 않다고 하셨지만, 주말 알바와 고시텔 계획은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경제적 독립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도움 받기
    심리 상담이나 가족 상담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감정을 전문가와 함께 다루는 것이 치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지망 구축
    친구, 선생님,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성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지망을 만들어 가세요.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이 상황은 결코 쉽지 않지만, 자신을 먼저 돌보고,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세요. 언제든 필요하시면 다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힘내세요.
    채택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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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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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그런 경험이 없어서 조언을 하긴 어렵지만 아버지께서 변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좋게 봐드릴 순 없을까요?
    "미안했다 용서해다오" 라는 말씀을 들으면 용서가 되고 상처가 치유 될것 같으세요?
    아버지 성격은 본인이 더 잘 알텐데 안하던 행동을 하시는게 사과가 아닐까요?
    아버지의 변화를 포장한다고 생각하시니 상처가 얼마나 큰지는 짐작은 가지만.. 독립이 말처럼 쉬운것도 아니고 독립한다고 아버지와의 연을 끓을 수도 없을텐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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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늦었지만 뒤늦게 들어와서 댓글 보고 저도 생각이 많아졌네요
      하지만.. 역시 저는 아직 아버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댓글 남겨주신 것을 보면서
      마음을 좀 바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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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고 힘드시겠어요. 21년간 겪으신 가정폭력의 상처는 쉽게 아물 수 없는 깊은 흔적을 남겼을 텐데, 이제 와서 보이는 아버지의 행동은 더욱 당황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지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떠올라 현재의 친절마저 가식적으로 느껴지고, 혹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감정입니다.
    
    우선 아버지의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마세요. 불편함과 짜증스러움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억지로 친절하게 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만 나누시고, 개인적인 이야기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친절에 흔들리지 않고, 과거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으세요. "예전의 행동 때문에 지금도 많이 힘들다"거나 "진심으로 사과하시기 전까지는 아버지의 행동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등의 단호하지만 감정적이지 않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 아르바이트를 통해 고시텔을 알아보시는 계획은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경제적인 독립은 심리적인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세요.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의 행동 변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여쭤보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지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님 역시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버지의 감정 기복이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세요. 죄책감을 느끼거나 아버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랜 시간 지속된 폭력적인 행동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섣부른 기대는 더 큰 실망과 상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분노, 슬픔, 혼란 등 어떤 감정이든 억누르지 말고 솔직하게 받아들이세요. 필요하다면 안전한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일기 등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버지의 현재 행동에 연연하기보다는,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필요하다면 지지 그룹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으세요.
    지금 겪고 계신 감정은 너무나 당연하며, 혼자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안전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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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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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나이가 들어가니 지난 잘못들이 후회스러워 이제라도 잘 해주려고 하는거 같은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고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맘이 아플거같은데..
    거리두고 싶으면, 마음 가는대로 하는게 맞으니 맘 편하게 살아요. 용서도 맘의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거니까 굳이 친해지지 않아려고 애쓰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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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마음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그래도 조금 다시 용서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연이라는게 참 어렵네요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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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오랜 시간 동안 감내해온 가정폭력의 상처와 아버지의 일방적인 변화 앞에서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드셨을지, 그 마음이 절절히 전해져요.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짊어지신 어머니,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던 자녀로서의 시간, 그리고 말과 행동으로 일상을 위협받았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지금 아버지의 갑작스런 다정함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정당한 감정이에요.
    아버지의 변화는 당신 입장에서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다정한 ‘모습만’ 보이려는 얄팍한 시도로 여겨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에요. 
    특히, 친절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예전의 폭력적인 모습이 다시 드러난다는 점에서, 그 ‘변화’는 진정한 변화라기보다는 여전히 통제와 권력을 유지하려는 방식의 변형일 수도 있어요.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이 수반되지 않는 변화는, 피해자에게 오히려 이중적인 상처를 줄 수 있어요.
    그렇기에 지금 느끼는 혼란, 짜증, 불편함은 너무도 당연한 감정이에요. 
    당신이 잘못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지금도 정서적 생존을 위해 방어하고 있는 중인 거예요. 
    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이에요.
    다행히도, 당신은 이미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준비를 차근히 해 나가고 있어요. 
    지금의 고시텔 계획도, 작은 탈출이지만 당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어요. 
    공간을 분리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요. 
    꼭 성공 여부를 떠나,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한 의미를 지녀요.
    또한 가능하다면, 심리 상담이나 트라우마 치료도 추천드려요. 
    아버지의 오랜 폭력은 당신의 감정과 관계 맺는 방식에도 깊이 영향을 주었을 수 있어요. 
    전문가의 도움은 당신이 감정을 정리하고, 미래를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예요.
    부디, 누군가의 기대나 변화를 억지로 받아들이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당신의 마음이 먼저예요. 
    지금까지 너무 잘 버텨 오셨고, 앞으로도 자신을 지키며 더 단단해질 수 있어요. 
    당신의 용기 있는 걸음 하나하나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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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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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
    독립 계획 세우시는 거 너무 잘하셨어요.
    부모의 책임을 해야 부모죠. 낳았다고 다 부모는 아니니까요.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익명7
      작성자
      감사합니다...
      연을 완전히 끊으려고 생각하니
      또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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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는 최소한 가정내 문제는 그들만이 아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버지의 마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 것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본인의 필요에 따라 가면을 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렵지만 일단은 적당한 거리와 함께 지켜보시는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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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가장 걱정되는 건 이러다가 또 돌변할까봐예요
      함부로 믿지를 못하겠네요... 우선은 조금 거리를 두되
      너무 마음문을 닫지는 않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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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치는 한자
    저의 아버지도 그런 면이 있는데 공감이 됩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버지와의 진지한 대화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또는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괜찮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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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작성자
      한자님도 마음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저도 지금까지 혼란스럽지만..
      우선은 거리를 좀 두려고 합니다
      제 마음이 다시 준비가 될 때까지
      억지로 받아들이지는 않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