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님이 겪고 있는 이 상황, 정말 힘들겠어요. 술만 마시면 변하는 아빠, 그리고 그 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그냥 늘 폭력적인 사람이라고 봐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환경에서 사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충분히 이해돼요. 거기에 생계까지 님이 책임지고 있다니… 단순히 힘든 게 아니라, 너무 벅차고 지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님이 이렇게까지 버티면서도 고민하는 이유는 엄마 때문이겠죠? 아빠랑 연을 끊고 싶은데, 엄마가 발목을 잡고 있는 기분이 드는 거잖아요. 솔직히 이건 너무 당연한 마음이긴하지만, 엄마를 사랑하니까, 엄마를 두고 나오는 게 마음에 걸리는 거겠지요. 그런데 님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니까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족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주고, 벗어나고 싶은 감옥 같은 존재라면?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요? 님이 아빠한테 느끼는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책임감’에 가까울 거라 믿네요. 하지만 이건 님이 져야 할 책임이 아닙니다. 님이 낳은 가족이 아니고, 님이 만든 문제도 아니니까요. 엄마는 왜 떠나지 못할까요? 엄마도 오랜 시간 동안 아빠와 함께 살면서 익숙해져 버렸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혹은, 님이 없으면 혼자서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러다 보니 엄마는 본인을 희생하는 걸 선택했지만, 님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엄마가 아빠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엄마의 선택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님이 그 안에서 고통받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 엄마를 사랑하는 거랑, 엄마를 위해 님이 희생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거든요. 그렇다면, 님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일단 님이 안전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아빠가 술 마시면 폭력적이라면, 당장 신체적으로 위험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최대한 빠르게 독립할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경제적인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면, 독립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와 관계는 단절이 아니라 ‘조절’이이라 생각이 드네요. 엄마랑 연락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님이 아빠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거리에서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직접적인 갈등을 줄이고, 엄마가 님이 없더라도 살 수 있도록 천천히 준비해주는 것도 방법이거든요. 하지만 엄마가 끝까지 남아있길 선택한다면, 그건 엄마의 몫이라 생각해요. 님 자신을 위한 감정 정리가 필요해요. 가족과의 거리 두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죄책감도 들 수 있고, 외롭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님이 그 안에서 더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꼭 주변에 님 편이 되어줄 사람들을 만들어보세요. 친구든, 상담이든, 커뮤니티든, 누구라도 좋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님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 님이 아빠랑 거리를 둔다고 해서, 가족을 버리는 게 아니거든요. 님이 님 삶을 지키는 거죠. 그리고 님이 행복해져야, 나중에 엄마를 도와줄 힘도 생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님이 님 자신을 좀 더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님도 충분히 사랑받아야 하고, 행복해야 할 사람이거든요. 너무 혼자서 버티려고 하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면 꼭 주변에 손을 뻗어 봐요. 님 혼자 이걸 다 감당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