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ESFJ는 '엄마'같은 사람들이예요.

마치 엄마처럼 다른 사람을 잘 챙기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지요.

늘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기고,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불편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제일 먼저 눈치를 채고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이 바로 ESFJ들예요.

사람들 사이에 관계와 유대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랍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해요.

이런 말들은 ESFJ에게 가장 큰 행복이고 힘이 되어주는 말이지만

사실 이면에는 꽤 많은 내적 피로감과 감정 소모가 숨어 있어요.

ESFJ들에게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가치를 두는 일이지만

한편으로 이런 성향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필요 이상으로 애써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렇기에 때로는 마음이 지치기도 하고 

나 자신을 놓치게 되는 일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게 진짜 네가 원해서 하는거야?" 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왜 그렇게 살아?"와 같이 충격적인 말도 들은 적이 있어요.

지금은 제 성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왔고

이해하는 부분도, 그냥 넘어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들어도 타격이 크지 않지만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며칠동안 마음이 참 많이 흔들렸어요.

 

지난 회차에는 ESFJ의 장점에 대해 정리해보면서

나도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자존감이 올라갔는데

이번 글에서는 ESFJ가 가진 단점에 대해 정리해보며

제가 아직까지도 겪고 있는 내면의 갈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해요.

 

 

✅ ESFJ 유형의 단점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 거절은 너무나 어려워요.

 

살다보면 무조건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능사가 아닐 때도 있지요.

때로는 "싫어요, 안돼요"라는 말을 하는게 옳은 경우도 많이 있어요.

하지만 ESFJ는 거절을 정말 못한답니다.

부탁을 받으면 내 상황은 어느 새 다 잊어버리고 

"괜찮아! 내가 해줄께!"라는 말부터 튀어나와요.

정말 괜찮아서 받아들일 때도 있지만 

받아주면 안되는 경우에도 ESFJ들은 자신의 사정보다 남의 사정을 먼저 생각하게 되지요.

이런 일이 생기는건 아마도 ESFJ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타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일이 쌓이다보면 ESFJ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뒤로 밀리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지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부탁을 받을 때는 솔직히 도와주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결국 또 일을 맡아버려요.

결국 주변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듣게 될지 몰라도

제 자신은 지쳐서 탈진해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쉽지요.

가끔은 사람들이 나를 이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해지는 경우도 있고요.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 비판에 너무너무 취약해요.

 

비판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예요.

그런데 ESFJ들은 비판에 굉장히 취약하답니다.

예전에 '칭찬은 ESFJ들을 춤추게 한다'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ESFJ들은 작은 칭찬에도 누구보다 기뻐하고 동기부여를 잘 받지만

반면, 작은 지적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린답니다.

누군가에게 "이거는 좀 별로야"라는 말을 듣는다면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보다는

마음이 덜컥 내려 앉으면서 내가 너무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지거나 

상대방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곤 해요.

조금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저는 가끔씩 제가 10대 때 했던 실패(?)와 그때 들었던 말이 불연듯 떠올라서

아직까지도 몸서리를 치며 이불킥을 할 때도 있어요.

 

ESFJ들은 비판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지적조차 

부정적인 감정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ESFJ들은 자신이 한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오랫동안 자책하기도 하지요.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해요.

 

오늘도 있었던 일이네요.

동료 몇 명과 메신저로 업무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다들 편한 사이다보니 대화 중간중간 사담도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동료가 한 이야기에 제가 농담을 섞어 반응을 했는데

동료의 반응이 제가 예상한 것과는 너무 다른 반응이었어요.

순간 '내가 실수했나? 내 말이 재미가 없었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구요.

퇴근하고서도 그 상황이 계속 머릿 속에 리플레이가 되고 

사실은 지금도 자꾸 생각이 나는 중이예요.

 

인정을 받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가도

이런 사소한 일에도 불안정하게 삐끗하는걸 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타인의 시선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나봐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실수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내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 변화와 낯선 상황을 힘들어 해요.

 

오래 전에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오르네요.

제가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었어요.

만약 내가 우물 안 개구리더라도 죽을 때까지 그 우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물 안에서 보는 하늘이 전부라고 생각해도 괜찮은 것 아닐까? 하고요.

지금 문득 든 생각인데, 저의 이런 생각 또한 ESFJ가 가진 특징이 아닐까 싶어요.

 

ESFJ들은 안정적인 것을 좋아해요.

일상의 루틴을 지키고 정해진 계획대로 일을 처리하며

익숙한 환경에 있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죠.

그렇기 때문에 성실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반면에 갑작스러운 변화나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요.

 

저는 회사에서 극 P성향을 가진 상사를 모시고 있는데

이 때문에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 분의 취미생활(?)이 갑자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버리는 것인데

그 때마다 저의 루틴은 완전히 깨져버리거든요.

이제는 저도 연차가 쌓여서 겉으로는 거의 티를 내지 않지만

사실 마음 속은 매일 혼돈과 불안으로 가득합니다.

저와 성향이 완벽하게 반대인 상사를 모시고 있는 탓에

저는 일 처리를 할 때 그 분의 돌발 행동까지 고려해서 대안 A to Z 를 준비한답니다.

이제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고

나름대로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도 갖추었지만

사실 이 과정은 정말 버겁고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요.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 갈등을 피하려다가 내 속이 곪아요.

 

ESFJ들은 관계에서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갈등을 피하는 선택을 하곤 합니다.

저는 '내가 이만큼 양보했으니 상대방도 이만큼 양보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래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이 다 저와 같지는 않더라구요.

저의 배려를 또 다른 배려로 돌려주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저의 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기분을 느끼면 ESFJ들은 큰 허탈감을 느끼고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이나 불만이 마음 속에서 자라나게 된답니다.

 

몇 번은 티내지 않고 잘 참지만 꾹꾹 눌러 놓았던 감정은 언젠가는 폭발할 수 밖에 없지요.

다투고 싶지 않아서 평소에는 잘 참았던 마음들이

아주 사소한 계기로라도 한꺼번에 터져버릴 때가 있어요.

그럼 상대방은 왜 갑자기 화를 내냐며 어리둥절해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ESFJ는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참아왔는데...' 하며 더 서운해지지요.

 

갈등을 피하는 태도는 단기적으로는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데 분명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태도가 오히려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네요.

불만을 시기 적절하게 잘 표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데

ESFJ에게는 참 쉽지 않은 일이네요.

 

 

정(情)이 너무 많아도 피곤해요_ESFJ의 단점

 

 

ESFJ의 단점을 정리하다보니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저의 단점은 

장점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사람"이라는 뿌리지요.

 

ESFJ들은 참 정이 많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모두를 챙기다 보면 

정작 자기 자신은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타인을 배려하고 챙기는 것은 분명 커다란 장점인데

정작 타인의 시선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부담감에 눌려

장점을 건강하게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네요.

 

저를 포함한 정 많은 ESFJ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자신> 이라는 말을 오늘은 꼭 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