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MBTI 주제였던 "찰떡 궁합편"을 쓰기 위해
저와 다른 성격 유형들의 특징을 살펴보다가 깨달은 것이 있어요.
► 선호 경향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성격이 맞지 않는 것도 아니고
► 선호 경향이 같다고 해서 성격이 무조건 잘 맞는 것도 아니라는 것.
이번 MBTI 주제인 "잘 맞지 않는 유형"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이번에도 여러 가지 자료를 살펴보는데....
이번 주제는 유난히도 쓰기가 어려운거예요!!
지난 번에 썼던 주제의 연장선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번 주제가 유난히 쓰기 어려웠던 이유는 대체 뭘까요?
한참을 고민하고 썼다 지웠다를 거듭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잘 맞지 않는 유형을 찾는걸 어려워 하는 것도
혹시 나의 ESFJ력이 발휘된 건 아닐까?"
< ESFJ는 이런 사람들이예요! >
ESFJ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빛을 발하는 유형들이예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모든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라지요.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내가 속한 집단에서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매의 눈으로 살피며
섬세하게 챙기는 사람들이 바로 ESFJ 랍니다.
대체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고
내가 세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고
조화롭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지요.
이런 ESFJ의 성향 덕분인지
"누군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크나큰 난관이네요.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어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ESFJ에게
잘 맞지 않는 유형을 떠올리고 그걸 콕 집어서 표현해야 한다니...
너무나도 슬픈 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잘 맞을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여전히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나봐요ㅎㅎㅎㅎ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과 찰떡궁합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ESFJ의 입장에서 잘 맞지 않는다고 느껴졌던 유형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써보려고 해요.
<ESFJ와 닮은 ESFP 유형은 이런 특징이 있어요!>
ESFP 유형은 밝고 활기차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요.
감정에 솔직하고 타인의 감정 흐름을 잘 캐치해서 센스 있게 반응한다고 하네요.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획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융통성이 좋아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이나 규칙적인 루틴에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책임감과 계획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고 해요.
<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처럼: 닮았지만 다른 우리 >
ESFJ와 ESFP는 선호 경향 중 3개나 공유해요.
어찌보면 정말 비슷한 성격을 가졌을 법한 유형이예요.
같은 외향성에 사람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계획과 안정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ESFJ와
자유롭고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ESFP는 닮았지만 참 다른 유형인 것 같아요.
마치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처럼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
겉보기에는 정말 비슷하죠.
시원한 얼음을 가득 넣은, 깔끔한 맛의 검은 커피.
하지만 사실 두 커피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 하나는 빠르게 추출한 진한 에스프레소를 물과 얼음에 정확한 비율로 섞은 계획적인 커피
► 다른 하나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자연스럽게 우려내는 부드럽고 감각적인 커피
겉보기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맛도, 향도, 심지어 여운까지도 완벽하게 다른 커피예요.
ESFJ와 ESFP도 딱 이런 것 같아요.
선호 경향을 3개나 공유하는 만큼 처음에는 참 비슷해보이죠.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하고 감정 표현도 풍부하니까요.
함께 있을 땐 늘 웃음이 끊이질 않죠.
하지만 곁에 오래 있다보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처럼 : 서로 다른 추출 방식 >
어떤 사람은 머신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해내듯이
정확한 온도로 커피를 내리고 얼음과의 조화를 계산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흐름을 통제하고,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도록 조율하죠.
명확하고 예측 가능해서 안정감을 줍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긴 시간 차가운 물에 커피를 우려내듯이
즉흥적이고 감각적으로 행동합니다.
그 순간의 온도,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콜드브루처럼
그 날의 기분이 중요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예상치 못한 변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ESFJ와 ESFP가 같이 있을 때
ESFJ는 계획대로 움직이기를 선호하는 반면에
ESFP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며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저는 계획형인 J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매우 취약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나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혼란스러움을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 다르지만 서로 배울 수 있는 사이 >
ESFJ와 ESFP는 비슷해보이지만 사실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둘 다 각자의 장점과 매력이 있다는 사실이겠지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맛있고 매력적인 커피라는 것처럼요.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즉흥적일까..."
혹은
"왜 저렇게 융통성이 없고 빡빡하게 굴까..."
이렇게 시작된 오해는 어쩌면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만 알면
쉽게 풀릴 수 있는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SFJ와 ESFP도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그 어떤 유형보다도 궁합이 척척 맞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글을 써내려 가기가 조금은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던 "잘 맞지 않는 궁합" 이야기.
이번 글을 쓴 것이 ESFJ와 ESFP의 차이를 조금 더 이해하고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WE ARE TOO DIFFERENT. BUT MAYBE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