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콤플렉스

저는 어렸을때부터 많이 방치되어서 자란것 같아요

철이 들기도 전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두분다 식당을 하셨던터라 아무도 저를 돌봐 줄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늘 식당 한켠에서 혼자 놀고 밥도 손님 자장면 만들다 한그릇 더 만들어서 주시면 먹곤 했던것 같아요

제 기억으론 2년 정도 점심을 자장면만 먹고 산것 같은데 아직도 자장면을 좋아하는것 보면 그것또한 미스테리네요

 

저는 원래 피부도 까무잡잡한편인데 누가 특별히 봐주거나 관리를 해준것도 아니라 그냥 저혼자 그렇게 알아서 커 갔습니다

피부관리는 커녕 보습이나 이런건 꿈도 꿔본적 없구요 

그 흔한 로션이나 바디로션 한번 발라본적도 없구요

20살이 지나 제 돈으로 화장품 사 쓸 나이가 되면서부터 그런것들도 바르기 시작했던것 같아요

 

뭔가를 가르쳐주는 어른도 없고 누구한테 뭘 배워야할지도 모른채 그렇게 제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을 터득해가며 그렇게 커갔습니다

 

2차성징이 오고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비교적 키가 크고 일짜몸매였던 저는 갑자기 키가 멈추고 가슴과 엉덩이가 발달하면서 상당히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지게 되었구요

또래보다 큰 가슴때문에 어깨는 구부정해지고 상체 하체 모두 비만으로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었어요

 

문제는 제가 늘 자세가 바르지 않고 항상 팔꿈치를 괴고 뭔가를 하는 행동이 많았다는 거예요

바닥 청소를 할때도 무릎으로 기면서 청소할때도 많았구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남들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날 정도로 특별했나? 라고 생각해보면 제 기준엔 그렇지도 않았던것 같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팔꿈치와 무릎이 까맣게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저 너무 창피하다 이런 생각만 했었어요

누가 보면 때 안밀고 다니는 아이처럼 생각할까봐 목욕탕에 가면 때도 열심히 밀고 나름대로는 신경도 섰는데 중학교때부터 색소침착이 생기더니 이게 점점 더 심해지더라구요

현재는 팔꿈치, 무릎, 입주변, 허벅지 사이등에 모두 착색이 있는 상황이구요

 

학교다닐땐 반팔 교복을 입어야 하고 차렷자세로 서 있을 일도 많은데 사람들이 자꾸 내 팔꿈치만 처다보는 것 같고 해서 하루히루가 지옥이었어요

그렇게 성인이 된 후에는 이제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고 면접도 보러 가고 해야 하는데 반팔 유니폼을 입는 곳에서는 아르바이트도 취직도 못 하겠더라구요

 

누가 면전에 대고 왜 그렇게 팔꿈치가 까맣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저는 서 있을때도 항상 팔을 구부리고 있고 시장에 장 보러 가서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올때도 팔을 펴질 못하니 팔에 걸쳐서 들고 오곤 합니다

팔을 일자로 늘어뜨려 장바구니를 들면 뒤에 사람이 보니까요

 

회사에 들어가서 유니폼을 입어야할 경우에는 원래 사이즈보다도 훨씬 큰걸 입어서 팔꿈치를 가리게 한다거나 아예 앉은 자리에서 잘 안 일어난다거나 제 머릿속에는 온통 사람들이 내 팔꿈치를 보면 뭐라고 할까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전전긍긍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시술을 받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었지만 이런걸 뭐라고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건지도 모르고 그렇게 무지한 세월을 보낸채 이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지금은 여름엔 사람을 잘 안만나거나 칠부 정도의 티를 입어서 팔꿈치를 가립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레스도 많이 있지만 위생이나 청결과도 직결되어 보이는 콤플렉스라 사실 어디가서 말하기도 힘들고 누군가한테 고민을 털어놓아 본적도 없어요

지금에 와서 병원에 가보자니 그 아까운 10대 20대를 그 고민으로 다 보내놓고 이제와서 병원치료 받으로 간다는것도 너무 우스운것 같고 그렇네요

 

제가 아직 미혼이다 보니 연애를 하는데도 걸림돌이고 너무 창피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예쁜 사람보다도 피부가 깨끗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는것 같아요

지금도 날이면 날마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고민중인데 아직도 용기가 안 나네요

 

제가 다른건 크게 사람 눈치 안보고 사는 성격이긴 한데 이 팔꿈치 착색에 관한 콤플렉스는 너무 극복하기 어려운것 같아요

앞에서 사람 지나갈때도 사람들 팔꿈치만 보는 걸 보면 말이죠

 

살면서 많은 고민도 있고 좌절도 있었고 또 여느때는 포기도 하고 극복도 하며 살았지만 여자로서 자존감 떨어지는 이 콤플렉스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병원가면 치료는 가능한건지도 너무 궁금하구요

이게 한번 착색이 된건 치료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제 아까운 청춘이 제 잘못된 습관과 무지로 아깝게 흘러간것 같아 너무 반성됩니다

 

제 소원중의 하나가 반팔을 입고 팔을 길게 늘어뜨려보는거예요

남들은 안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게 가끔은 너무 슬프네요 ㅠㅠ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콤플렉스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콤플렉스

 

 

인터넷에서 팔꿈치 착색으로 검색하면 항상 나오는 사진인데 이 정도까지는 아니니 그냥 참고 살아야 할까요?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지는것 같아 서글퍼지네요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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