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콤플렉스 :
성공했을 때의 두려움과 실패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자기 능력을 과소평가하며 성장을 회피하는 경향
지식백과에서는 이렇게 설명하네요
저는 어릴적 아버지의 학대 아래 자랐습니다
아버지의 기분에 따라 집안의 평화가 결정되었고
알콜 중독이었던 제 아버지는
애석하게도 기분 좋은 날이 거의 없으셨죠
매일같이 가해지는 작고 큰 신체적 폭력과
직설적이고 가감없는 모욕은
제가 얼마나 쓸모없고 한심한 존재인지를 가르쳤습니다
그래도 한없이 희생하시는 어머니의 보호 아래
저는 크게 삐뚤어짐 없는 어른이 되었고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준 저 자신을
저 스스로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어디 가서도 제 가정환경을 숨긴 적이 없어요
난 그래도 이렇게 잘 컸고 잘 살아! 하며 드러내고 다녔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고있었나봐요
대학시절 나름 성적이 좋았습니다
과1등이었죠
그래도 늘 제 머릿속엔 다른 아이를 보며
저 친구가 나보다 공부 잘하는데.. 라는 생각이 있었죠
제가 1등이면서도 당연히 다른친구가 저보다 위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좋은 취직자리가 들어왔습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서류도 통과했고 면접만 앞두고 있었죠
그런데 면접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같았거든요
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생각했습니다
합격했다가 내 부족한 실력때문에 많은사람에게 피해주고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면 어쩌나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포기했습니다.
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저를 잘 아는 지인들은 화를 내더라구요
충분히 능력을 가졌는데 왜 그러냐고
제가 정말 한심했죠
그제야 알았습니다.
어릴적부터 모질게 들었던 저를 깎아내리던 아버지의 말을
다 뿌리치고 멋지게 자란 줄 알았던 게
제 착각이었다는 걸
아버지의 모진 말들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남아서
너는 안된다. 너는 부족하다. 너는 쓸모없다 라며
저를 끌어내리고 있었습니다.
그걸 알고 난 후에도 사실 쉽게 고쳐지진 않습니다
아줌마가 되고나니 예전엔 없던 용기들도 조금씩 생기지만
지금도 여전히 낮은 자존감으로
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저를 직면하곤 합니다.
그치만 이젠 알겠어요
무조건 덮어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라는 걸
아무 문제 없다며 모른척 일어서는건 그저 도망일 뿐이라는 걸
자신의 콤플렉스를 마주하고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야 이겨낼 마음도 방법도 생겨요
그래서 더더욱 제 아이들에게는
사랑을 쏟고 있어요
너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자신할 수 있도록
그래서 한심하게 물러서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회복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엄마라는 존재
그게 나라는 것에서 큰 자존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요
이렇게 천천히 제 컴플렉스를 극복해나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