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으로 겪게 된 적응장애

성인이 되어서 대학생 때 당했던 은근한 따돌림으로 적응장애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은 학생도 아니고 학교를 다니지도 않는 나이가 되었지만, 당시에 당했던 일들로 인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다 같이 조를 이루어서 결과물을 내야 하는 과정에서 일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면 잘난 척을 한다고 수군거렸고,  한발 물러서 있으면 참여 기여도가 적다고 욕했습니다. 제가 이룬 결과물이 교수님께 칭찬을 듣거나 좋은 점수를 받으면 재수 없다고 욕을 먹었고, 그러면서도 제가 해낸 결과물 덕에 본인들도 이익을 보면 제 몫은 쏙 빼고 자기들만의 공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후에 시간이 좀 지나서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후 너를 오해했었다며 미안하다고 제게 사과를 했어요. 그 뒤로는 몇 년간 다 같이 불편함 없이 어울리며 잘 지냈고, 그중에는 졸업 후 지금까지 연락하며 지내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 잘 풀리고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속 응어리짐과 당시에 느꼈던 불안감, 외로움, 우울함은 제 속에 깊이 남아버렸었나 봐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서로 협력해서 일을 할 때면 어느 정도 선까지 내가 해야 하고, 어느 부분에서 발을 빼고 물러나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일을 하기는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중간치기 정도밖에 안되는 느낌으로 제가 만들어낸 결과물도 동료에게 양보하거나, 아예 반대로 기한이 끝나는 날까지 일에 전혀 손도 못 대서 난감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 대한 평이 갈렸고... 저 역시 마음이 불편하고 눈치를 보게 되고는 했습니다. 동료들이 무리 지어 모여서 수다를 떨면 괜히 내 얘기를 하나, 날 이상하게 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했고 회사를 나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힘든 일이 되었고, 그 후 다른 직장을 알아볼 때는 월급은 훨씬 적더라도 소규모 회사의 혼자 업무가 가능한 직장만 찾게 되었습니다. 혼자 일하며 누군가와 소통하지 않고 평가받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이 들어 한결 편했습니다.

 

가끔은 절 따돌렸던 그 친구를 향해서 속마음을 쏟아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때 일로 지금도 내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고...나에게 왜 그랬냐고... 난 아직도 힘들다고...

 

지금은 사정이 생겨 혼자 하던 업무를 그만두고 다시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 준비 중입니다. 나한테 맞는 직장이 늘 운 좋게 구해지는 건 아니다 보니, 다양하게 알아봐야 하는데... 위와 같은 적응장애를 이겨내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글을 쓰다 보니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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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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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그럼 너무 여직원들이 많은 곳은 피하시는게 좋을 듯요~아님 여자들 중에 제일 최고의 분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구요~묵묵히 말도 옮길 필요 없이 일 하다 보면 좋게 보더라고요~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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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작성자
      달아주신 답글을 보니 제 성격상 누군가를 공략하는건 잘 못할것같고... 묵묵히 일하다보면 좋게 봐줄거라는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전 늘 그런 편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조언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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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옛날 일에 뭐하러 집착하세요. 열심히 한것 밖에 없는데 이미 지난 과거로 현재를 그르치는건 너무 자신에게 미안한 일 아니에요?
    잘난척한다고 수근거리면 내가 좀 잘났지 으쓱하고 한발 물러선다고 욕하면 욕 좀 먹으면 되는거죠. 
    그 사람들은 어차피 이래저래 자신들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세요.
    제가 보기엔 왜 따돌렸냐고 그 친구분들에게 쏟아내기 보다 자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셔야 할것 같아요.
    너 참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잖아.
    나한테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 말에 휘둘려 그동안 눈치봐서 미안해. 넌 잘할수 있어. 이제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
    저는 ...  꼭 믿고 싶어요.
    '고마워, 나 앞으로 나아갈게.라고 스스로에게 답하며 새로 시작하는 님을요. 응원합니다. 잘할수 있어요. 자신을 믿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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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작성자
      너무 따뜻하고 진심이 담긴 말씀에 눈시울이 붉어지네요...지나간 속 얘기를 하소연하듯 쓰면서도 누가 읽고 욕하면 어쩌나 한심하다 하면 어쩌나.. 어차피 아무도 안보겠지 그냥 다 털어내듯이 써보자 했던 글에 이렇게나 마음을 다해서 용기를 주시고 응원해 주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감사드립니다. 좀 더 제 자신을 믿고 나아가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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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
    님의글을보며 참 답답함을 느낍니다
    남탓 왕따 따돌림 그냥 이었을까 하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이유없는 따 도 있단 얘길 듣긴했지만 보통
    이유가 있다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자신에대해서 생각해보셨는지요
    진심으로 아주 깊숙히 내면을 들여다보셨는지
    그게 우선되어야만 지금도 겪고 계시다는 장애에서
    탈피할수 있을것같은데요 
    보통 사람들은 원망할대상이 있어야 숨을쉬죠
    내면을 깊이들여다보신후에도 결과가 같다면
    그사람들을 무시하세요 신경쓸 가치도 없는 사람들때문에 왜 본인을 자학하며 힘들게 하시는지
    툴툴 터세요 어는 누구도 아닌 나, 내 행복을위해서
    세상엔 좋은사람들도 분명 있읍니다
    밝은기운으로 좋은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실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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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작성자
      저 역시 내게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어떤 점이 그 친구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까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문득문득 한번씩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음...당시에 친구들이 했던 말로는, 세명의 친구중 한명이 저와 성적이 비슷한 상황에서 과제문제로 의견이 맞지 않자 불만이 생겼고 성적이 더 잘 나오는 저를 싫어했다고 했습니다. 그 후 제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을 다른 친구들에게 부정적으로 전달해서 오해가 커졌다고...하지만 계속 겪어보니 그게 아니라는걸 알게 됐다고..그렇게 오해를 풀고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를 싫어했다던 친구와는 연락이 끊겼구요. 
      모든 오해를 풀었으니 다 털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은데,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거나 그럴때면 저도 모르게 예전 일을 떠올리고 자괴감에 빠져들고는 합니다. 
      깊숙히 내면을 들여다 보라는 말씀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은 종종합니다. 
      ' 비록 오해였다고는 하지만 내가 좀 더 나은 인간이고, 신뢰를 줬다면 친구들이 이간질을 하던 친구의 말을 안믿고 나를 좀 더 믿어주지 않았을까? 내가 그들에게도 분명 어떤 부분에 있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기 때문에 나에대한 부정적인 말을 쉽게 받아들였던게 아닐까? ' ,  ' 오해도 풀었고 사과도 해준 친구에게는 조금도 미워하거나 섭섭한 감정을 가지면 안 되는 거겠지..? '
      스스로에게 던지는 저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같은 결과를 낳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애쓰며 하던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사실은 써주신 말씀처럼 저 스스로를 자학하는 거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도 분명 있다는 말씀대로 분명 제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덕분에 제 힘듦만 보느라 그들과의 관계에 소홀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글 하나에도 진지하게 해주시는 충고와 조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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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
    너무 스스로를 탓하고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미숙한 부분이 있고 그 미숙함으로 타인과의 관계 혹은 삶의 어떤 한 부분에서 틀어지거나 외면 받고 그로 인해 상처받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사실 이런 경험과 과정을 겪는게 보통의 삶이고 현실 아닐까요? 
    다만 이런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극복에 걸리는 시간은 저마다 모두 다를겁니다. 마음이 아직 그렇지 못한데 너무 애써서 억지로 괜찮은척 하기보단 외면 받고 상처 받았던 한때의 자신을 인정하고 돌아봐 주세요. 본인의 마음을 먼저 다독여주고 마음의 상처가 조금 흐려질때면 주변과의 관계도 더 잘 보이고 개선점도 찾게 될 거라고 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댓글에서 말하신 주변의 좋은 분들과 함께하며 따뜻한 위안과 긍정적 기운 받으시고 천천히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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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
      작성자
      미숙하고, 상처받고 이러한 경험과 과정이 보통의 삶이고 현실이라는 그 말씀이 ' 이런 나여도 괜찮다 ' 고, 너가 특별히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제 주변의 좋은 분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가 쓴 글에 진심어린 조언과 따뜻한 위로의 말, 그리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서 놀라면서도 참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이 제겐 좋은 분들입니다. 모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