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음에 대한 공포증으로 아이가 힘들어합니다

제 아이는 어릴적부터 불안이 높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혼자 탈 수 없었고 계단도 무서워서 혼자 갈 수 없어서

4학년이 되도록 저와 함께 등하교를 하였고

자신의 방이라도 혼자 있기를 무서워해서 항상 방문을 열어두는데

심지어 화장실에서 일을 보거나 샤워할 때에도 문을 조금이나마 열어두어야 해서

아이가 화장실을 갈땐 집안 남자들은 접근금지입니다

그러니 잠도 혼자 자지 못해서 저와 함께 잠을 자고 있구요

 

 

특히 저에 관해서는 단지 불안한 정도가 아니라

공포를 느끼는 정도의 공포증이 아닌가 염려됩니다

아이가 혼자 잠을 잘 수 있도록 연습하는 차원에서

요즘은 동생과 둘이서 잠에 들도록 연습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잠자는 방의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

저는 거실에서 불을 환하게 켜두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는 몹시 불안해서 잠에 들지 못합니다

혼자 자는 것도 아닌데, 문도 열려있는데 뭐가 그리 무섭냐 물어보니

엄마가 죽은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단지 엄마와 같이 자고싶어서 말하는 핑계가 아니였어요

실제로 아이와 제가 같이 잠을 잘때도

제가 먼저 잠들면 아이는 무서워서 울어요

제가 죽은 것 같다구요

그래서 저는 항상 아이가 먼저 잠들기를 기다렸다 자야합니다

 

 

물론 초5학년이나 되는 아이인데

현실적으로 엄마가 죽지 않았다는건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런데도 그런 공포감이 든다고 하네요

저로서는 참 황당하면서도

사실여부를 떠나 엄마의 죽음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울지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때문에 요즘은 거실에 나와 있더라도 

티비를 크게 틀어놓고 아이가 들을 수 있도록 남편과 대화도 하며

제가 깨어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어요

그렇게 몇달을 해보니 성공하는 날도 점점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완전한 성공은 아닙니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예전처럼 저는 아이가 잠자는 방으로 가서

옆 침대에서 잠을 자거든요

아이도 완전히 엄마 없이 자는 것은 완전히 거부하고 있고

또 새벽에 일어나 엄마를 찾을 때 제가 곁에 없는 것을 알면

이후로 공포증이 더 심해질 것 같아 더 욕심내기 쉽지 않네요

 

 

이제는 혼자 등하교도 하고 계단도 다니는걸 보면

아이가 성장하면서 마음도 점점 단단해져서

언젠가는 이런 공포증도 다 이겨내리라 믿어보지만

그래도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저 여린 마음으로 엄마의 죽음이라는 공포를 느끼는 일 없이

아이가 하루빨리 편안한 마음을 갖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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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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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
    나이들면 차차 좋아질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위해서도, 힘들어하는 시간도 단축시키기위해서 심리상담을 권하고 싶습니다.
    엄마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전문가가 해줄수 있는 부분도 클꺼란 생각이 들어요.
    서로가 애쓰고 노력해주는것도 좋은데 아이가 본질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상담해보면 좀더 잘 알 수 있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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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작성자
      옳으신 말씀입니다. 상담 고민도 해보았어요
      그런데 아이에게 넌 불안이 높은 아이야 라고 알려줘서 스스로 낙인찍는 부정적인 효과가 날까봐 걱정되더라구요. 
      다행히 아래 상담교사께서 주신 답변내용이 큰 도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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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만보는귀여워
    상담교사
    엄청 어머님에 대한 사랑이 높은 것 같아요
    아이가 죽음에 대한 슬픔을 벌써 느낄정도이니까요
    우리 아이에게 미래를 생각한다고 현재를 놓치지말자고 그래도 말해보아요
    죽음에 대한 것은 피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 죽음에 대해 걱정하기보다 지금,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함께하는 순간을 즐기고 추억을 만드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부드럽게 말해주세요
    사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으로 아이의 이성적인 면을 잡아주시되 또 감정적인 요소로 다른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게요
    채택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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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작성자
      맞아요. 엄마를 정말 사랑하는 아이입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요
      마지막 문장이 와닿네요. 똑똑한 아이라 이성적으로 현실을 잘 설명하면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다만 아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적인 요소에 무게를 두어야 겠습니다
      깊이 고민해서 현명하게 행동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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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고양이
    상담교사
    엄마와의 애착이 잘 형성 되지 않은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엄마는 늘 그자리에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엄마가 눈에 있어도 불안하고 없으면 더 불안해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 불안한 마음이 일상생활에도 번져서 계단 오르는것조차, 등하교 하는것조차 버거운 상태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정적인 마음을 가지려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들이 일어나는 걸 반복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어머니와 작은 약속들을 생활속에서 해보시면서 지켜져 가는 것들을 확인시켜 주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