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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쭉 폐쇄 공포증을 겪고 있습니다.
폐쇄 공포증이란?
한 장소에 갇히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질환.
저는 어릴적 안좋은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집은 가난했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매일 부부싸움을 하셨습니다.
돈이 없어서 싸우신건지.. 아니면 제가 태어나서 싸우신건지는 몰랐지만
싸움의 원인을 저에게서 찾고 계시더라구요.
이런 가정환경 속에서 매일 부모님의 언성높은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했고
제가 아버지 눈 앞에 보이면 아버지는 무서운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며 욕설을 퍼부으셨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무서워서 방 안에 숨어서 아버지를 피했고
그렇게 방 안에 갇혀있는게 너무나도 무섭고 혼자 감당해내기 어려운 감정이 흐르더라구요.
시간이 흘러 청소년기가 되었는데, 집에서 너무 고통받던 나머지 저는 일탈이 하고 싶었나봅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집에 늦게 들어가게 되고
그 당시 학생 신분으로 하지말아야할 온갖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배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쭉 방황하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저희 어머니가 계셨기때문입니다.
당연히 자기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는데 그걸 응원해줄 부모님은 없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친구들과 어울림으로 나쁜 길로 간다고 판단하고
학교도 보내지 않으시고 방 안에 가둬두고 절대 나오지말라고 하셨습니다.
화장실 갈 때도 어머니는 화장실 문 앞에서 저를 감시하고 있으셨고
저는 화장실 갈 때 제외하고는 방 문 밖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방 안에는 정적이 흐르고 핸드폰, mp3, 아무것도 없이
있는 거라곤 문제집과 책들 시계였는데..
고요한 방 안에서 흐르는 시계 초침 소리는 저를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너무 고통스럽더라구요.
밖으로 나가고 싶고.. 내가 지금 살아서 숨 쉬는게 맞는건지
나는 사육당하는 동물인가? 왜 여기서 이렇게 갇혀있어야되는거지?
혼자 생각하며 어머니가 낮잠을 주무실 때 몰래 나가려고 문고리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문고리 소리를 들으시고 깨셨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뛰어오시며.. 다시 안들어가? 어딜 나오냐면서 방에 강제로 다시 가두셨고
저는 이렇게 또 어두운 방에 갇혀야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학교도 못가고 방에서 갇혀지내니 성격은 점점 어두워져가고…
충동적으로 변하고.. 자살하고싶고 방 안에 있다는게 너무 무섭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한 날은 미친 척하고 어머니가 밤에 주무실 때
양말을 신고 조심조심 밖으로 나와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쳐나왔습니다.
당연히 어머니는 그 소리를 들으시고 저를 잡으러 나오셨구요.
저는 집 근처 골목에 숨 죽이며 숨어있었습니다.
제발….. 찾지 말아줘.. 혼자 생각하며 숨죽이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그 밤에 저를 찾고 다시 집에 끌려간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도망을 나와서 갈 곳도 없이 걷고 있는데 그 새벽에 어머니께 잡혔고
다시 방에 갇히게 되었고 그 뒤로 방에는 자물쇠가 달리게 되었죠.
자물쇠가 있어서.. 이제 몰래 나간다는 생각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점점 퇴화되어가는 듯 했고
이대로 가다간 자살 할 것 같아서 어머니께 울면서 잘못했다고
다신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학교 끝나면 집에 바로 오겠다고 방 안에서 울며 싹싹 빌었습니다.
그렇게 빌었더니 어머니께서 반응을 보이시더라구요.
그러냐고. 그럼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엄마가 학교 앞에 서있을테니 끝나자마자 바로 나오라고.
너무 숨막혔지만 일단 여기서 탈출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등교할 때, 하교할 때 저는 항상 어머니와 같이 다녀야했고
친구들과 있는 학교는 숨통이 트이고 살 것 같은데
집에 갈 시간이 다가오면 심장이 벌렁거리며 손발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어요.
집에가면 밥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제외 방 안에 갇혀있어야 했고….
이렇게 숨막히는 청소년기를 보내고 저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자취를 하게되었는데 자취방이 좁기도 하고 창문도 작더라구요.
대학생활 때문에 자취방을 구하고 짐 정리를 하고 혼자 앉아있는데
갑자기 호흡 곤란이 오더라구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갑자기 손과 발 두피에서 땀이 올라오더라구요….
이대로 있다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외투도 걸쳐입지 않고 밖에 뛰쳐나왔습니다.
나와서 숨이 안쉬어져서 혼자 벽을 잡고 헥헥 거리고 있는데
너무 어지럽고 불안하고 당장 죽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호흡을 어느정도 간신히 가다듬고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우리집에좀 와달라고… 부탁을 했고
친구한테 우리 집에서 자고가면 안되냐고.. 아님 내가 너네 집에서 자면안되냐 부탁을 했어요.
혼자 방 안에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 뒤로 저는 자취방이 있었지만 친구들 집에서 돌아가며 자는 날이 잦아졌고
저희 집에 무조건 친구 1명 이상을 데리고 와서 자고 가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혼자 자는게 너무 무섭고… 혼자 있으면 또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호흡 곤란이 오고 무서웠어요..
그렇게 대학교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서비스직이라 실내에서 일을 하는데…
매장이 넓지 않은 관계로 밀폐된 곳에서 업무를 처리하는데…
직원들과 함께 떠들면서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 제가 마감하는 날이면 숨이 안쉬어지더라구요…
그래서 항상 손님이 없을 때 친구와 전화를 하거나
사장님께 부탁해서 마감조는 안하면 안되겠느냐, 제가 이런 병이 있어서 혼자 못있겠다고.. 양해를 구했죠.
결국 조건이 안 받아들여져서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저는 이런 문제로 여태까지 혼자 근무해야되는 밀폐된 직장은 다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를 계속 당하니 죽을 것 같더라구요….
정말 이건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일까?
난 앞으로 밀폐된 곳엔 있지 못하는걸까?
한없이 나약해져만 가는 제 모습에 저를 어둠으로 몰아넣게 되더라구요.
사실 저는.. 엘리베이터도 무서워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굳이 계단을 이용해요.
계단 오르는게 너무 힘들지만 엘리베이터 안에 그 짧은 순간이라도 갇혀있어야된다는게 너무 무서워요.
엘리베이터에 거울 속 비친 내 모습도 너무 무섭고…
이 거울에 내가 나를 감시하는 것 같고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문이 안열리게 되면
여기에 이대로 갇혀서 몇시간이고 혼자 있어야 될 것 같은 망상이 자꾸 떠올라요…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회생활하며 알게된 직장언니들과 지내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저는 폐쇄 공포증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쉬는 날은 무조건 밖에 외출을 하는데...
다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집에 혼자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요..
그래서 어디든 가는거고 몸은 피곤하지만 집에 있으면 숨이 막히고
너무 무섭고 손발에서 땀이 나서.. 어디든 나가야됩니다.
안좋았던 과거의 기억이 희미해질 듯 하다가도,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야하거나 밀폐된 공간을 보면.. 다시금 떠오릅니다.
너무 무섭습니다.
무섭고.. 고통스럽고…
평생 이러고 살아야되는건지..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혼자 실내에 들어가는 것 조차 힘들고
심장이 벌렁거려서 터질 것만 같아요.
잘 울지않는 성격인데..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다가 뛰쳐나오면
어린애도 아닌데 눈물이 터져나와요.
저는 어떻게 해야 이 폐쇄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 고통 속에서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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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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