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 머리가 굉장히 길었어요.
허리 있는 데까지 길렀는데 엄마가 아침마다 그 머리를 땋아주셨어요.
저는 그 머리가 마음에 들어서 어린 마음에 자랑하듯이 다닌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9살때 그날도 똑같은 머리를 하고 집에 오는데요.
어떤 남자가 뒤에서 따라오는 느낌이 있었어요. 어린 마음에도 쎄하고 무섭다고 느껴서 달리기 시작했는데요.
그 남자가 저를 따라 달려오다가 뒤에서 제 땋은 머리를 확 낚아채서 저를 끌고 갔어요.
저는 그 머리채가 뒤로 넘어가는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타자를 치는 지금도 손이 벌벌 떨릴 정도니까요ㅠㅠ
그리고 그 남자가 저를 끌고 가려고 해서 제가 그때부터 살려 달라고 소리 지르면서 악을 쓰니까 지나가는 아저씨가 당신 뭐야! 하고 쫓아오니까 그 남자는 도망갔어요.
그 아저씨가 집에 전화해주고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시고 같이 경찰서에 가서 신고도 했어요. 안타깝게 그 남자는 잡지 못했어요.
그 후로 저는 중학교 갈 때까지 아빠차로 등하교 했어요.
근데 문제는 그 머리를 확 잡아당긴 느낌이 너무 선명해서 잊혀지지 않는 거에요.
제 탓이 아닌데 내가 머리를 길지만 않았어도 잡히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어린 마음에도 떠나질 않는 거에요.
저는 그 후로 긴 머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남자아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짧은 커트 머리를 했고요.
중학교 때 이후론 단발 이상은 길어본 적이 없어요. 귀 밑으로 머리가 길면 불안해요.
불안해서 바로 귀 위로 쳐버립니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 잘 먹고 운동도 엄청 해서 웬만한 남자보다 잘 달리고 힘도 세다고 자부하지만 긴 머리에 대한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했어요.
머리 길면 더 예쁠 것 같은데, 하는 말도 들었지만 머리가 길어지면 무서워요.
머리가 단발이라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 불편은 없지만 저는 평생 긴 머리를 다시는 안 할 것 같아요.
아직도 머리가 길면 무섭거든요.
그리고 내 머리 잡아당긴 그 **
너 진짜 벌받을 거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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