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너는 그냥 조근조근 말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니?
누가 들으면 이 집은 맨날 싸우는 집인 줄 알겠다”
요즘 엄마한테 제일 자주 듣는 말 중 한가지예요.
제가 화가 많은걸까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밖에서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의 화낼 일이 없어요~~ 그닥 남 인생에 관심도 없고 뭐 알아서 살겠지 내가 그 사람의 뭐라고 화를 내겠어요...
가끔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진상들도 있지만 그들에게 제가 화를 낸들 결국 돌아오는게 더 피곤해서 화 낼 필요를 못느껴요.
근데 엄마만은 예외인거 같아요..
엄마라고 저 화나라고 일부러 그러시는 건 아닐테지만....
엄마와 딸은 전생에 원수였을까요? 왜 이렇게 지긋지긋할만큼 싸우는 걸까요?
왜 이렇게 엄마는 저를 늘 화나게 할까요?
세상 제일 사랑하는 사이인데 서로를 제일 이해하면서 또 반대로 제일 이해 못하겠는 사이 같아요.
뭐 옛날분이시니 살아온 방식도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정말 너무 달라요.
평생을 아끼고 안쓰고만 살아온 엄마는 요즘도 한겨울에 보일러를 틀지 않아요. 여름에 선풍기도 틀지 않고요. 이런 돈 관련해서 싸우는 것도 저 젊었을 때였고 이런건 이제 포기!!
그냥 엄마 뜻에 맞춰서 삽니다. 한겨울에 전기포트에 물 데워서 머리감는 집 거의 못보셨죠?
1~2월 도시가스비 7000원 이하 나오는 집은요??
고추장 싸다고 하면 버스로 2~3정거장쯤은 걸어가서 4키로짜리 들고 오시나요?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이 더 싸다는 걸 엄마에게 인식시켜드려서 장보기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졌네요.)
하지만 이제 50이 된 딸에게도 7시만 넘어도 늦게 들어온다고 구박하며 옆집에서 흉본다고 하고 옷을 조금만 엄마 맘에 안들게 입어도 옷을 이상한 걸 입었다고 구박받고
모로가도 서울이라고 뭔가 하는 일에 있어서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꼭 엄마 방법대로 하길 원하고 그렇게 안하면 사람을 숨이 막힐 정도로 반복해서 그렇게 했어야 했다고 말한답니다. 정말 쾅!!! 하고 터질때까지 사람을 몰아붙여요..
2~3번 반복해서 말하는 걸 참다보면 점점 화가 나기 시작하고
반발하는 말을 해봐야 결과를 아니까 참아야지 하다가도 5~6번을 지나 10번까지도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면 결국 와르르~~~~ 무너진 댐처럼 분노가 표출되요.
펑 하고 터져버리면 겉잡을 수 없어서 엄마에게 상처주는 말도 막 하고 점점 흥분해서 목소리가 커지고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윽박지르게 되더라구요.
엄마에겐 상처가 되고 저에겐 죄책감으로 남는 참혹한 결과인데 거의 매일이다시피 이렇게 싸우는 거 같아요. 늘 후회 뿐이라 참자 똑같은 일이 생기면 내가 못들은 척 하자 귀머거리가 되자 벙어리가 되자 그냥 끄덕끄덕 하자 엄마가 맞다고 알았다고 하겠다 맘 먹지만 늘상 다시 소리를 지르는 저를 발견
이게 정말 분노조절 장애다 싶어요.
내가 맞아도 엄마가 맞고 엄마가 맞으면 당연히 엄마가 맞다 하자 싶다가도 뭐 그리 큰일이라고 그렇게 서운하고 억울한지
남들에겐 잘만 참으면서 엄마에게만 분노조절이 안되는건지
제일 편하고 고마운 사람에게 가장 잘 해야 되는걸 알면서도 그렇게 늘 감정조절이 안되는 제가 저도 너무 미워요.
나도 이렇게 조절 못하면서 여든되는 엄마한테 왜 이렇게 날 속상하게 하냐며 속으로 원망도 엄청하고 귀어두운 엄마 못듣게 혼자 욕도 막 하고
근데 엄마가 이렇게까지 고집스럽고 자꾸 했던말을 또하고 또 하는게 치매증상중에 하나더라구요.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일반적으로 눈에 띌 정도의 증상이 없으니 자꾸 잊네요.
엄마가 내 인생에 최대한 하루라도 더 머물러 주길 바라는데.........
제발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해 지길 바래봅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엄마에게만 분노조절이 안되는 나.... 언제까지 불효녀가 될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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