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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적부터 부모님의 다툼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항상 저희 아버지는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않으면 물건을 집어 던지셨고
언성을 높이며 어머니랑 싸우기 바빴습니다.
부모님의 다툼이 잦아지고 어머니는 항상 힘들어하셨고
저희 어머니는 원래 화를 내지않고 천사같은 분이셨는데
아버지께 시달리는게 너무 컸던 탓인지 성격이 점점 변해가고 계셨어요.
부모님이 싸우실 때 마다 저는 항상 눈치를 봐야했고
온 몸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유일하게 의지할수있던건 어머니밖에 없었는데..
어머니도 점점 변해가셨고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고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울었는데
아버지는 제 울음소리에 더 화가나셨는지 욕을 하셨고
어머니는 니가 울어서 아빠가 안멈추지않냐고 제 탓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당시 어린아이였고 너무 충격을 먹어서 말이 나오지도 않더라고요.
집안의 무거운 분위기를 혼자 감당하면서 자라야했습니다.
이런 가정 속에서 크면서 울면 안된다는 강박이 생겼고
울면 아버지가 싫어하시고 어머니랑 또 싸울거같아서
최대한 밝은 척을 하며 제 감정을 숨기고 집에서 쥐죽은듯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보니 학업에도 집중이 안되고
성적은 점점 떨어지더라구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숨통이 트이는데
집에 가는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숨이 안쉬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성적에 민감하셨는데 제가 성적이 떨어질때마다..
너 지금 정신을 어디에 두는거냐고
친구들 절대 못만나게 할거라고
방에 가둬놓고 문제집을 주시면서 100점을 맞을 때까지
문제 하나라도 틀리면 그 문제의 답을 찾을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전교1등이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근데 오래가지는 못하더라구요.
너무 스트레스받았고 집에도 들어가기 싫고
어릴적부터 받았던 고통과 트라우마들을 방출할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짐했어요.
나는 절대 부모님처럼 화내고 억지로 하게하고 이렇게 하지말아야지.
나는 항상 웃어야지. 절대 기분나쁜게 있어도 티를 내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은 채로 살다가
친구들과 어울릴 당시, 친구들이 제 말에 트집을 잡거나
제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갑자기 욱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손이 덜덜 떨리는 현상도 나타났어요.
내가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왜 안하지?
왜 내말에 트집을 잡는거지?
갑자기 열받아서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을 바닥으로 내리쳤어요.
그 중 마음이 여렸던 친구는 놀랬는지 울더라구요.
근데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예전에 제가 울었을 때 아버지가 화를 내셨던 그 장면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갔고
저는 분노조절을 할 수 없는 비정상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언성을 높이고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고 있더라구요.
이성을 잃어서 그 때 당시 친구들에게 어떠한 욕설을 퍼부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속으로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난 절대 부모님처럼 되지말자고 다짐했는데....
결국 저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더라구요.
여태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에게도
분노조절장애라는 건 항상 튀어나오더라구요.
남자친구가 내가 원하는대로 말을 안해주거나
내 계획대로 행동을 안해주는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너무 심하게 화가 나요.
남자친구한테도 욕을하고 길거리에서도 분노조절이 되지않아서
사람들 다보는 앞에서 소리지르면서 폰을 던지고 싸웠네요.
결국 끝은 안좋았고 그 사람에겐 저는 최악의 여자였겠죠.....
분노조절장애를.. 어떻게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지금의 남편에게도 같은 이유로 화를 냅니다.
내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시킨걸 하지않아서.
갑자기 욱해서. 내가 하는일을 방해해서.
가만히 있다가도 다혈질이 튀어나오곤 해요.
욱해서 남편한테 상처를 줍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이미 뱉은 말 주워담을수도 없는데...
이렇게 분노조절이 되지않아 화를 내고
조금 있으면 화가 풀려서 허무합니다.
남편에게 사과를 하는데.. 이미 상처받은 남편은 말하기 싫어하더라고요.
성인이 된 지금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아직도 친구들은 제 눈치를 봅니다.
제가 또 어느 상황에서 화를 버럭 낼지 눈치를 보더라구요.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눈치보는게 느껴져서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 드는데..
저는 왜 분노조절장애가 안 없어지는 걸까요.
이런 문제로 저는 아직까지 아이도 낳지않고 있어요.
아이를 낳고싶긴 하지만..
제가 아이한테 부모님이 했던 짓을 그대로 할 것 같고...
아이한테 화를 안낼 자신이 없네요.
아이가 내멋대로 해주지 않으면 또 분노조절을 못하고 버럭 화를 낼텐데....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정말 고치고 싶은데 쉽지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분명 미안한게 맞는데...
일단 욱하게 되면 미안했던 감정들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요.
화내는 그 상황들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버려요.
정신을 차렸을 땐 상처받은 제 소중한 사람들의 표정이 그제서야 보여요.
이 분노조절장애를 정말.. 고칠 수는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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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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