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가 아니셨어요
우리 자매는 늘 화가 나있는 아버지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노력해야했고
그럼에도 아버지의 화가 불똥이 튀는 날에는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언니가 저보다 더 큰 화를 입었습니다
때문에 언니는 방황하기도 했지만
워낙 천성이 착하고 부지런해서 다행히도 정말 멋진 어른이 되었고
좋은 남편 만나 든든한 두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조카들이 언니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남자아이들이다 보니 워낙 개구쟁이라 통제가 힘들긴 하지만
언니가 아이들을 많이 혼내며 키우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지만, 제가 언니보다 잘 한다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좀 더 아이들 편에서 더 다정하게 말해도 될 것 같은데
불필요하게, 또 너무 무섭게 화를 내는 것 같았어요
훈육이 아니라 그냥 화만 쏟아내는 느낌..
하지만 언니는 평소엔 정말 천사같은 엄마에요
저보다 더 아이들과 긴 시간 함께 놀아주고
정성으로 케어하거든요
그런데 작은 일에도 순간 화를 잘 내고
화가 나면 순간 돌변해서 너무 무섭게 변하니까
조카들이 마치 어릴때의 우리 자매의 모습처럼 그렇게 눈치를 보는 것 같아
맘이 짠했습니다
아마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닮고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닮는다지요..
언니에게 그러지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언니가 어릴적 우리 아버지 같다는 그 사실이
언니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지 않을지 걱정되어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어요
그래도 언니를 위해 조카들을 위해 말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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