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대치하는 우울증..

내게도 우울증이 올거라는 생각을 못해봤다..

ENTJ의 전형적인 나는 

굉장히 저돌적인 추진력과 

성취감으로 자존감이 늘 충만했기 때문이다...

 

25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할때도 나는 과감히 결정했고,

그 또한 미련이 없었다...

 

처음 우울증 진단을 받고,

신경과 상담과 호르몬약물을 6개월간 꾸준히 받았지만

전혀 나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매일이 몽롱함과 피곤에 시달렸고,

늘 아파트 25층 계단에서 자살과 대치를 했다.

어느날은 새벽에 집을 나서 배회하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때 즈음의 일기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그당시의 나는 많이 외로워했고,

삶의 방향을 잃었던거 같다..

죽음과 대치하는 우울증..

 

그런 1년간의 시간이 지나고 있을때쯤

작고 허름한 식당에서 주방보조를 시작했다..

가족과 주변의 만루를 뿌리치고

아침에 따릉이를 타고 10시에 출근을 해서 식당 바닥청소와 그날 사용할 육수와 야채들을 다듬었다..

긴 점심의 바쁨이 끝나면 3시에 다시 따릉이를 타고 퇴근을 했다..

 

매일 30분씩 자전거로 출근을 하고,

매일 5시간 국수를 삶고,

매일 1시간씩 산책을 하고,

처음 해본 몸을 쓰는 일로 매일 끙끙대며 알아누웠지만,

육체적인 힘듦이 

예전의 나로 서서히 돌아올수 있게 만들어 줬다...

 

시간이 지나고 지금의 나는 

하루하루 그저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

어떻게 그시간을 견뎌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건 

몸을 써서 움직여야 한다는것과

볕을 쬐면서 호르몬을 만들어야 하고,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이들 특히 가족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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