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그림자, 우울증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어요

Question

저는 요즘 점점 무너져가는 기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점점 숨이 막히는 기분 속에 갇혀만 가요.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집에 혼자 있어도,
속에서 자꾸만 공허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이 들어요.

부끄럽지만 여기에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제 사정을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 중학교 1학년까지 학창시절에 은따로 살아왔어요.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대는게 다 제 욕을 하는 것 같았고
솔직히 힘들었어요. 나도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데.. 왜 난 항상 이런 시선을 당해야 하는걸까.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어떻게든 은따에서 벗어나려고 
혼자 많은 노력을 했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맛있는 과자도 사주고, 우리 집 놀러갈래? 하며 
적극적으로 친구들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노력했던건 
한명 두명 늘어나는 친구들과, 인기 였어요. 
인기를 누리다보니 그 순간 행복을 잃기가 싫더라구요.
당연한거지요? 그 동안 힘들었으니... 이대로 쭉 행복하고 싶다.
다른 걱정 없이 친구들과 잘 지내며 이대로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 바램이었을 뿐....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은 끼리끼리 놀기 바쁘고 
다시 저는 서서히 은따로 돌아가게 되더라구요.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긴건지 친구들 사이에서나 지인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기분이 들면 
저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형용 못할 기분이 들고는 합니다.

누군가의 관심이 줄어들거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세상과 단절된 기분에 휩싸입니다.
그 감정의 기복이 너무나 커서
이대로 혼자서는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도 처음에만 괜찮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사라지면
저는 혼자 집 안에 틀어박혀 우울감 속에 빠집니다.
그 안에서 씻지도 않고 술로 버티려 하고,
씻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술에 의존해서 간신히 잠에 들어버립니다. 
잠으로 현실을 도망치려 하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점점 웃음이 사라지고, 살아가는 의미도 희미해집니다.

저는 지금 제 마음이 너무 힘들고,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렇지만 이 상태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기엔
정말 벅차고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지금 도움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말, 작은 관심, 손 내밀어주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저 혼자서는 이 우울감과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기 어렵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있다면,
저에게 조그만 위로라도 건네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살아가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은,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찌니 · Answer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 어린 시절, **'은따'**로 겪었던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지 감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싶었던 마음, 그리고 그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지금의 감정 기복은 당신이 그 시절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얼마나 필사적으로 노력했는지 보여줍니다. 단절되는 기분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술과 잠으로 도망치려 하는 그 모든 행동은, 당신의 마음이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은 살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의지가 바로 지금 당신이 붙잡아야 할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무너지는 기분 속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그 마음을 깊이 이해하며, 당신에게 작은 위로와 지지를 건넵니다.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용기 있는 고백에 마음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씻지 않아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당신의 마음을 조금씩 돌볼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세요.

난방고양이 · Answer

당신이 이렇게 긴 글을 적어 내려오면서 얼마나 마음속에 쌓여 있던 것들을 꺼내는 데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느껴집니다 🌿
지금 글만 봐도 “나, 진짜로 살아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분명히 있고, 그 마음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큰 힘이에요.

당신이 겪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따, 소외감, 인정받기 위해 애썼던 시간들)은 누구에게나 깊은 상처와 불안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때의 두려움과 외로움이 여전히 현재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것 때문에 당신이 약하거나 이상한 사람이 된 게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오랜 시간 그 아픔을 견디며 살아온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말씀해 주신 심장의 두근거림, 술에 의존해 잠드는 패턴, 씻고 싶지 않은 무기력, 살아가는 의미가 희미해지는 느낌… 이런 것들은 심리적 소진과 우울증, 불안이 함께 나타날 때 흔히 보이는 신호예요. 혼자서 버티려고 할수록 점점 더 벅차게 느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 지금 이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작은 조언을 드리자면:

전문가의 도움: 지금처럼 “혼자서는 버티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는,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에요. 약물과 상담을 함께 하면 몸과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합니다.

술 대신 안전한 루틴: 술은 잠깐의 도피는 줄 수 있지만, 우울감과 불안을 악화시키고 수면의 질을 더 떨어뜨려요. 힘들 때마다 아주 짧게라도 산책·샤워·차분한 음악 듣기·짧은 명상 같은 대체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처음엔 억지로라도요.

작은 연결: 이렇게 온라인에서라도 감정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이미 회복을 향한 첫걸음입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내가 오늘 했던 가장 작은 일”을 적어 보고, 익명 게시판이라도 누군가에게 짧게 안부를 전하는 것만으로도 고립감이 완화됩니다.

자책 멈추기: ‘내가 왜 이럴까’보다 ‘나는 지금 많이 힘들다,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라고 인정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출발점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이 지금 이렇게 글을 썼다는 것이 살고 싶다는 강한 신호라는 점이에요. 그 마음이 남아 있는 한 다시 숨을 돌리고, 도움을 받으며 회복할 길이 분명히 있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당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로니엄마 · Answer

글에서 깊은 외로움과 상처가 느껴져요. 오랜 시간 인정받고 싶고 소속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지만 반복된 소외 경험이 그 마음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의 관심이 줄어드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고,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공포와 우울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이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불안이 겹쳐져 생긴 감정일 수 있어요.

지금처럼 솔직히 마음을 표현한 건 이미 큰 용기이고, 도움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에요. 우선 가까운 정신건강 상담센터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혼자 버티려 하기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길일 수 있어요. 또 작은 실천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 만들기, 술 대신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해보기, 감정을 일기나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같은 방법이 있어요. 이런 작은 시도가 지금의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데 조금씩 힘이 되어줄 수 있어요. 당신이 지금 느끼는 감정은 이해받을 가치가 충분하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회복을 진심으로 응원해요.